'이건희 유산 상속안' 발표 임박…지배구조 어떻게 되나

상속세 납부세액 12조∼13조원 추정…연부연납제도 활용 가능성 커

디지털경제입력 :2021/04/26 16:12    수정: 2021/04/27 08:09

지난해 10월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유산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 기한이 오는 30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 일가가 이를 어떤 방식으로 나누고 납부하고 처리할 지 주목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가는 이르면 27∼28일께 상속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족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는 주식 지분만 11조366억원에 달하고 미술품·부동산·현금 등을 포함하면 총 납부세액만 12조∼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정자 부회장, 홍라희 여사,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오른쪽부터)이 차량에서 내려 고 이건희 회장 영결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스원)

삼성 일가는 이달 말 신고 때 상속세 6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차례 납부하고 나머지 금액은 5년 동안 나눠서 내는 방식의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 유산 어떻게 나눌까…이재용 부회장, 전자 지배력 강화 주목

현재 업계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남긴 유산 중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 주식이 유가족들에게 어떻게 배분될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이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 4.18%와 삼성전자 우선주 0.08%, 삼성생명(20.76%), 삼성물산(2.88%), 삼성SDS(0.01%) 지분을 갖고 있다.

삼성의 지배구조는 크게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구조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은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 주주지만 삼성생명(0.06%)과 삼성전자(0.7%)의 보유 지분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

따라서 삼성전자 지배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 부회장이 이 회장 주식 상당수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재산 중 80% 이상은 삼성전자 지분에 대한 가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삼성물산이 지주사가 되면 수십조원을 들여 자회사가 되는 삼성전자 지분을 30% 이상 늘려야 해 이에 따른 자금 부담이 커진다.

법정 상속 비율대로 주식 지분을 나눌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법정 비율로 상속받으면 이 회장의 아내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9분의 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세 자녀가 각각 9분의 2씩이다.

■ 1조 사재출연 방안 포함될까…'이건희 컬렉션'도 관심사

앞서 이건희 회장이 약속했던 1조원대 사재 출연과 사회공헌 계획도 포함될 지도 예의주시된다. 이 회장은 2008년 특검의 삼성 비자금 수사 이후 “실명으로 전환한 차명 재산 중 벌금과 누락된 세금을 내고 남은 것을 유익한 일에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1조원에 달하는 금액의 사회환원 방안이 검토됐지만, 2014년 이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며 논의가 중단됐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진=삼성전자)

사재 출연 방식은 이건희 회장 명의의 재단을 설립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문화재단 등 기존 삼성 재단에 기부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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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이 회장이 소장하던 미술품이 더해지면 사회 환원 규모는 수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회장 보유의 미술품과 문화재 1만3천여점 가량의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  감정가 기준 가치는 2조5천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를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 등에 기증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미술계에서는 미술품 기증 규모를 1조∼2조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미술품은 리움·호암미술관이 소속돼 있는 삼성문화재단에 출연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