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정책, B학점...국산화 넘어 혁신 이뤄내야

[혁신성장 정책 4년 성적표] ⑧ 소부장 정책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5/04 11:03    수정: 2021/05/05 09:49

반도체 공급난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세계적으로 공급망 문제가 떠올랐다. 국내외 완성차 업계가 올해 초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하거나 생산조정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스마트폰, TV 등을 만드는 전자 업계도 공급난에 따른 원가상승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정부가 2019년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 대책'은 이러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시급히 결실을 맺어야하는 중요한 정책으로 꼽힌다.

(사진=SK실트론)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이슈에 대처하기 위해 국내 자동차·반도체 기업들과 대응방안을 지속해서 논의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민간투자 확대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반도체 시장 개척 등을 담은 종합대책(K-반도체 벨트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반도체 공급난 문제를 해결하고 국내 소부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장벽을 철폐해야한다고 지적한다. 민간기업이 주도할 수밖에 없는 반도체 산업 특성을 고려해 정부는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현재의 반도체 부족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억제된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과 신규로 반도체 제조시설을 구축할 수 있는 기업이 세계에서 몇 안 된다는 것이 동시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앞으로 등장할 대부분의 기기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의 고성능 반도체를 요구해 수요는 지금보다도 많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식.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시종 충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양승조 충남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부터)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산업부)

안 전무는 이어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을 지금보다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과 중국, 유럽을 벤치마킹해 국가적으로 과감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지원해야 한다"며 "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도 중요하다. 국내 반도체 수요기업들은 상당 부분 반도체를 수입해서 사용하는 데 이것은 결국 반도체 공급망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서는 국내에서 필요한 반도체는 국내 기업이 개발해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소부장 국산화는 척척 진행 중

정부는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소부장 경쟁력강화 대책을 수립하고, 이듬해 7월 소부장 2.0 전략을 추진하는 등 공급망 안정화와 국제가치사슬(GVC) 재편에 힘써왔다.

소부장 2.0 전략은 핵심품목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기술력 확보와 공급망 안정화,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목표로 한 소부장 경쟁력강화 대책에서 나아가 글로벌 소부장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이다.

정부의 소부장 경쟁력강화 대책은 지금까지 여러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했다. 먼저 핵심품목 공급 안정화와 관련해서는 일본의 3개 수출규제 품목(고순도 불산액, EUV 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에 대한 자체 기술력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라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KITIA 유튜브 캡처)

예를 들어 고순도 불산액은 솔브레인이 순도 12N(99.9999999999%)급 생산시설을 2배 가량 확충해 생산을 시작했고 불화수소는 SK머티리얼즈가 순도 5N(99.999%)급 제품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EUV 레지스트는 유럽산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했다. 아울러 공급망은 미국 듀폰과 일본 도쿄오카공업(TOK)로부터 국내 투자를 유치받는 등 더욱 안정화됐다. 불화폴리이미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양산 설비를 구축해 중국 수출을 시작했고 SKC는 자체 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부는 3개 품목 외에도 대일의존도가 높은 100대 품목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성과도 냈다. 수입은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으로 다변화했고 품목별 평균 재고수준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대표적으로 효성이 지난해 상반기 탄소섬유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SKC가 2019년 하반기 블랭크 마스크 공장을 신설하는 등 23개 기업이 국내에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특히, SK실트론과 KCC는 각각 미국 듀폰의 실리콘 웨이퍼 사업과 미국 MPM을 인수해 안정성 재고를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자료=산업부)

정부는 국내 수요·공급 기업과 연구소 등이 참여해 연대와 협력을 통해 소부장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성과도 창출했다. 구체적으로 ▲소부장 기술 개발 ▲협력 모델 발굴 ▲양산 성능 평가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를 테면 수요·공급 기업이 100대 품목 기술 개발을 추진해 현재까지 85개 품목의 기술 개발을 진행했다. 불화아르곤(ArF) 포토레지스트를 포함해 개발 중인 제품이 조만간 양산을 시작한다.

수요·공급 기업 및 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협력 모델에 대해서는 22건의 연구개발 지원과 투자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반도체용 소재 개발 등에 정책자금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규제특례를 통해 국내 생산시설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수요기업이 양산라인을 개발해 공급기업이 개발한 제품의 성능을 평가할 수 있는 양산 성능 평가 지원도 효과를 내고 있다. 113개 공급기업이 수요기업으로부터 성능 인증을 획득했으며, 25개 대기업을 포함해 74개 기업이 양산라인 개방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2조5천611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글로벌 소부장 강국 도약을 위해 ▲핵심품목 공급 안정화 ▲글로벌 공급망 참여 확대 ▲선순환 생태계 확산 ▲세계적 클러스터 구축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청주 반도체 생산라인. (사진=SK하이닉스)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소부장 강국 도약을 위한 세계적 클러스터 구축이다. 정부는 지난 2월 경기 용인(반도체), 경남 창원(정밀기계), 전북 전주(탄소소재), 충남 천안(디스플레이), 충북 청주(이차전지) 등을 5개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확정한 데 이어 지난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올해 4분기부터 착공에 돌입, SK하이닉스가 총 120조원을 투자해 50개 이상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집적하는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총 4개의 팹이 건설되며, 2025년 초 1단계 팹 준공이 완료될 예정이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2019년 3월 정부합동 투자지원반을 구성해 관계부처·지자체·인프라조성 공공기관의 전방위적 협조를 이끌어 냈고, 그 결과 1차분 공업용수(26.5만톤/일) 확보, 2개 송전선로(SK하이닉스용, 협력화 단지용) 구축 협의, 농지·산지 전용 등 인·허가 등을 적기 지원했다"며 "반도체 산업은 우리경제와 수출의 버팀목인 만큼, 금년 중 산단공사 착공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투자 진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해소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추가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 소부장 강국 도약 위해선 대중소 상생협력 통한 핵심기술 확보로 나아가야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소부장 경쟁력강화 대책은 다양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지만, 미래 반도체 산업을 주도할 핵심기술에 있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소부장 기업이 국산화에 성공한 품목은 여전히 첨단 공정에 사용되는 비중이 적고, 수익성과 진입장벽도 낮아 기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이유다.

대표적인 분야가 반도체 전공정 장비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독점하는 'EUV 노광장비'는 대당 가격이 1천500억원에 이르는 고가 장비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전량 ASML에 의존하고 있다.

ASML의 EUV 노광장비. (사진=ASML)

이는 양사 모두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10나노미터(1nm=10억분의 1미터) 이하 회로선폭을 구현하는 첨단 초미세 공정 도입을 늦출 수 없고, 이를 대체할 장비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전공정 장비는 EUV 노광장비 외에도 식각장비(미국 램리서치 주도), 이온주입장비(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일본 도쿄일렉트론 주도) 등 다양하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수년 후에도 국내 장비 업체가 이들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전공정 장비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 기업이 국산 장비를 첨단 공정에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짧은 타임투마켓을 요구하는 반도체 업계 특성상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국산 장비와 외산 장비의 큰 기술 격차다.

(자료=대외경제정책연구원)

실제로 우리나라 핵심 반도체 장비 해외 의존도는 소부장 경쟁력강화 대책 이후에도 좀처럼 낮아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2월 하루 평균 반도체 제조용 기계 수입액은 1억200만600달러로 지난해 1월 3천100만7천달러 대비 2배 이상 늘었고, 글로벌 반도체 장비 제조사 상위 10개 업체에 이름을 올린 국내 반도체 장비는 한 곳도 없다.

반면에 ASML·램리서치·어플라이드 머티얼리얼즈·도쿄일렉트론은 전체 반도체 장비 시장의 64%를 점유해 막강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를 상대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진단이 나왔다. 우리나라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자립도는 2001년 33.6%에서 최근 39.5%로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지만, 다수 기업이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수입한다(81.8%)', '품질 때문에 수입한다(9.1%)'고 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소부장은 단기간의 정책 추진을 통해 효과가 나타나는 분야가 아니다. 예컨대 재료 분야는 5년, 10년이 걸려도 어렵다. 장비도 마찬가지다. 5나노미터 초미세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들은 상당히 오랜 시간에 걸쳐 개발되는 것들"이라며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정부는 반드시 제도적으로 소부장 육성을 지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2~3년 정책 추진을 통해 성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미국은 자국 반도체 제조 및 생산능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과거 반도체 설계에만 집중했던 미국이 반도체 제조·생산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향후 10년을 내다보면서 장비 국산화와 함께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게 필요하다. 첨단 반도체 장비 개발이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반드시 이를 지원해줘야 한다. 반도체 공급난에서 볼 수 있듯이 비메모리 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도 미래 반도체 시장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김양팽 산업연구원 반도체 전문연구원은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국내 자체 반도체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김양팽 연구원은 "시스템반도체 종류는 상당히 많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러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반도체가 새롭게 등장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 분야도 놓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역량을 먼저 냉정하게 평가하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 자원으로 그 모든 종류의 반도체를 생산하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할까.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나누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또 한정된 우리 자원을 어떻게 분산해야 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한정돼 있고, 벤처캐피털은 상당히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인력 역시 마찬가지"라며 "현재 반도체 산업 규모에도 상당한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결국은 이 모든 것들을 조화롭게 운용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강국이지만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해외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소부장 산업 육성을 통해 국내 자체 생산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리 정부와 기업이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소부장 강국의 주역, 반도체 핵심인력 육성에 직접 나선 삼성·SK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일선 대학(연세대, 고려대)과 함께 학부과정 반도체학과를 신설하고 맞춤형 인재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신입생 80명이 신설 반도체학과에 진학(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50명,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30명)했고, 학생들은 학부 4년 동안 반도체 산업 영역의 이론 교육과 각 기업이 마련한 인턴십 등 실무 교육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는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학생 중 장학생으로 선발된 인원을 삼성 연구원 개발직으로, SK하이닉스는 고려대 반도체공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졸업 후 본인 희망 부서 협의를 거쳐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시스템 반도체 설계전공트랙 개요. (자료=산업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에 직접 나선 것은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기술패권을 두고 갈등을 빚을 정도로 반도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반도체 시장은 최근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의 융복합 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로 산업 저변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 각국은 최근 반도체 공급대란에 대응해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천문학적인 투자와 세제혜택 등을 제공하고, 차세대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기업이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시작으로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과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종환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젊은 반도체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대기업 및 특정 수도권 대학과 함께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고, 신입생을 받기 시작했지만, 단순히 몇 개 대학에 몇 개 학과를 개설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고 본다. 수도권 위주에서 벗어나 전국적으로 학과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대학과 산학연의 인식개선이 필요하다"며 "기본적으로 반도체 분야에서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어야 인재가 모이고, 도전하는 문화가 생긴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열린 반도체 산업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 간담회 현장. (사진=KIAT)

또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게 그냥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정책 과제는 성공률이 높은 주제 위주로만 무게가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가능성이 높은 과제에만 집중하는 방법으로는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없다.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실패해도 페널티가 없는 제도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김양팽 연구원은 중소·중견기업과 대기업 간 성장 사다리 연결, 수요·공급 기업 간 상생협력 등 소부장 산업 생태계 전체를 강화할 수 있는 균형 있는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소부장 산업 육성은 결국 수요 업체와의 협력 강화다. 반도체 제조 기업이 국내 소부장 기업과 협력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서 세계 시장에서 우리 소부장 기업 제품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나 무엇보다 인력이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은 사실이다. 다양한 전공인력이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계, 전자, 화학 등 다양한 전공의 커리큘럼 내에 반도체산업 관련 교육이 실시돼 학생이 반도체 산업에 관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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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소부장 기업 지원 가운데 인력 확보 지원이 필요하다. 소부장 기업 중에 중소규모 기업이 많다 보니 졸업을 앞둔 학생이 선호하지 않는 직장이 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사실 오래된 근본적인 과제"라며 "어떻게 우수한 인재를 중소기업으로 유치할 것인지 정부는 민간 기업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지원해야 한다. 중소기업 인력의 대기업 이동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차세대 반도체 역시 이러한 생태계 속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라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우리가 반드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우리 제조 능력의 핵심 기술(장비)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능성은 물론 낮겠지만, 핵심 기술과 장비가 차단되면 우리는 현재의 반도체 생산도 어려워지고, 차세대 반도체 개발은 더욱 어려워진다. 따라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균형 있는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