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납품업체 갑질 GS리테일에 과징금 53억9700만원 부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기업형 슈퍼마켓 업계 최대 과징금

유통입력 :2021/04/14 12:20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형 슈퍼마켓인 GS슈퍼를 운영하는 GS리테일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를 물어 시정명령과 과징금 53억9천7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GS리테일은 지난 2015년 5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다수의 납품업자를 대상으로 ▲부당한 경제적 이익 수취 ▲파견조건 약정 없이 납품업자 종업원을 사용 ▲부당반품 ▲미약정 판매장려금 수취 ▲미약정 판매촉진비용 수취 ▲계약서면 지연교부 등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를 했다.

이준헌 공정거래위원회 유통거래과장이 14일 GS리테일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행위를 설명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GS리테일은 2016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거래하는 모든 한우납품업자들로부터 정당한 사유 없이 발주장려금 명목으로 월 매입액의 5%를 매입대금 지급 시 일률적으로 공제하는 방식으로 총 38억8천500만원을 수취했다. GS리테일은 이익을 위해 한우납품업자들의 납품액이 감소해도 매월 매입액의 5%를 발주장려금으로 받았다.

이준헌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상품 판로를 하나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납품업자들은 계속된 거래관계를 위해 GS리테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GS리테일은 또 2015년 5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점포를 신규 오픈하거나 리뉴얼하면서 46개 납품업자와 종업원 파견조건을 사전에 약정하지 않고 총 1천73명의 종업원을 파견받아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했다.

GS리테일은 2016년 8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직매입 거래관계에 있는 128개 납품업자와 일정 기간이나 계절에 집중적으로 판매되는 계절 상품에 대해 구체적인 반품조건 약정 없이 총 113만1천505개(매입금액 약 56억원)의 상품을 반품했다. 같은 기간 137개 납품업자들로부터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객관적인 근거자료 없이 총 140만6천689개(매입금액 약 32억원)의 상품을 납품업자의 자발적 반품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2016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는 연간거래 기본계약서에 포함되지 않았음에도 146개 납품업자로부터 총 353억원의 판매장려금을 받았다. 판매장려금은 직매입 거래에서 납품업자가 대규모유통업자에 자신이 납품하는 상품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 지급하는 경제적 이익이다. 매출 증가 가능성이 큰 자리에 상품을 진열해주는 대가로 지급하는 ‘진열장려금’이나 대규모유통업자의 판촉 노력을 통해 상품 판매액을 늘려 약정 목표에 도달하면 지급하는 ‘성과장려금’ 등이 대표적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슈퍼.

GS리테일은 축산납품업체들과 판매촉진 행사 명칭과 기간, 소요 비용 등을 사전에 약정하지 않고 행사를 실시해 납품업자가 부담할 필요 없는 판매촉진 비용을 부담하게 했다.

공정위는 GS리테일에 향후 재발 방지 명령과 53억9천7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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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장은 “이번 사건은 기업형 슈퍼마켓 업계에서는 최대 과징금이 부과된 건으로 상관례라는 미명 하에 대규모유통업자가 편의대로 납품받은 상품을 반품하고 기본장려금을 수취하는 등 대규모유통업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행위를 다수 적발한 건”이라며 “대규모유통업자의 불공정행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GS리테일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납품업자와의 공정거래를 위해 노력하는지 여부 등을 점검해 같은 법 위반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