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글로벌 눈높이 못 맞추는 韓 3D 프린팅 산업

해외는 미래산업 각광...한국은 시장취약·인식전환·정책육성 등 난제 산적

기자수첩입력 :2021/05/07 11:26    수정: 2021/05/21 15:31

"현재 세계 시장과과 국내 시장은 기술격차가 약 3년 정도라고 보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 수요 기업들은 3D 프린팅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3D 프린팅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 수요 확대를 위해선 대기업들의 인식 개선과 함께 참여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국내 3D 프린팅 업계가 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이런 호소를 하는 것일까.

국내에 3D 프린팅 기술이 연구되기 시작한 건 지난 1992년 KAIST가 3D프린팅을 활용한 금형 제작 기술(고형물을 대량생산하기 위해 형단조 금형, 플라스틱 주형 지그와 장착구를 제조하는 산업기술)을 개발하면서 부터다.

3D 프린터 (사진=픽사베이)

지난 2002년 현대자동차는 설계 검증과 시험차량 제작을 위해 3D프린터로 부품을 생산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또한, 금형제작에 드는 개발 일정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3D프린팅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인스텍, 헵시바, 큐비콘 등 국내 3D 프린팅 제조 업체가 등장하며 3D 프린팅 기술의 개발의 토양이 마련됐다. 2010년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사단법인 3D 융합산업협회가 발족됐다.

글로벌 3D 프린팅 산업 시장규모는 21년 추정 170억달러(약 18조 9천억)에서 향후 2029년 1170억달러(130조 7천억)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된다. 지난 6년간 평균 25.75%의 성장세를 보이며 단연 미래 신성장 산업의 주축이라 평가 받는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간한 '3D프린팅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3D 프린팅 산업의 취약점으로 △수요처의 보수적 인식 △산업계 AM(적층 제조 기술)활용의 실질적인 성공사례 부재 △기업의 이해부족 및 도입 활용 효과의 불확실성 존재를 이유로 설명했다.

현재 국내 3D 프린팅 시장은 약 4천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내 업계는 세계 수준과 견주어 볼 때 기술 수준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국내 업체들의 장비, 소재, SW의 원천기술이 다소 낮게 평가되고 있고, 해외제품이 국내 시장을 잠식해 구조적 약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글로벌 3D 프린팅 업계는 도약을 위해 꿈틀거리고 있는데 국내 시장은 해결 해야할 난제에 휩싸여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제한된 내수 시장 규모도 취약점으로 꼽힌다. 국내 제조산업의 특성상 AM(적층제조기술)의 응용분야가 제한돼 시장 수요를 창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 3D 프린팅 업계 관계자는 "3D 프린팅은 특정 제품에 맞게 '핀포인트'로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현재 국내 기업들은 무엇이든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로 보고 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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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가전 업계나 항공 업계 등 규모가 큰 기업이 국내 프린팅 업계에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제조업의 혁명이라고 불리우는 3D프린팅이 차세대 핵심적인 미래 신성장 기술로 부상하기 위해선 수요 기업, 정부 등의 육성 의지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