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계 모바일 금융 계정이 12억1천만 개까지 늘어났다. 이는 연간 12.7% 성장한 것으로 업계 전망치보다 두 배 높은 것이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사회적 환경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빌&멜린다게이츠재단 후원으로 최근 발간한 보고서인 모바일머니산업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12억 개 모바일 금융 계정이 생겼고 이 가운데 3억 개에 이르는 계정이 매달 한 번 이상은 사용됐다.
월간 기준으로 활성화된 모바일 금융 계정이 3억 개에 이르는 기간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1억개의 계정이 활성화되는데 2016년 3월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이후 2억 개의 계정이 활성화되는데 2018년 9월까지 2년여가 소요됐고, 3억 개 계정까지 1억이 늘어나는 시간이 더욱 빨라졌다. 활성화된 모바일 금융 계좌의 연간 증가율은 현재 17% 이상으로 조사됐다.
모바일 금융 계정의 이같은 증가 속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는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고 송금하는 등의 이용 행태가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대중화된 금융 이용행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GSMA는 보고서를 통해 “자신의 모바일 금융 계정을 더 자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새롭고 더 발전된 사례에서 사용하고 있다”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에서 벗어나 점점 더 많은 디지털 라이프를 이끌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금융 계정에서 오가는 돈의 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모바일 계정을 통한 글로벌 1일 거래액이 처음으로 21억 달러(약 2조3천500억원)를 돌파했고, 2022년 말에는 3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결제하거나 송금하는 일이 더욱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분명한 추세지만, 코로나19 이후 각국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팬데믹 위기 상황의 지원금 지급으로 모바일 금융 계정 증가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GSMA는 “전염병을 통한 인적, 재정적 피해를 최소로 줄이고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각국 정부들은 재정적인 지원을 분배했다”면서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와 개인 간의 모바일을 통한 재정 지원이 4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금융을 통한 국제 송금이 월 1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연간 65%에 이르는 증가율로, 모바일 금융 세계에서 국경의 의미가 사라지기 시작한 점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실직이 늘고 소득이 줄어 송금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역으로 자국과 고향에 돈을 보내는 일이 늘었다고 GSMA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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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MA는 “일부 국가에서 유행병은 모바일 금융 이용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규제 촉매제의 역할을 했다”며 “각국 정부와 규제당국은 이용자 이익뿐만 아니라 산업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염병이 디지털 금융과 소비자 행동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지 계속 관찰해야 하지만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모바일 금융은 새로운 경제를 구성할 것”이라며 “갑작스럽고 예측할 수 없는 변화에 직면했을 때 탄력성이 입증된 산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