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채널 선정비한 SBI·OK·웰컴저축은행, 자산 규모 성장

"모바일 플랫폼 안착에 여신·수신 상품 수요 급증"

금융입력 :2021/04/06 07:48

주요 저축은행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가운데도 자산 규모를 30% 가까이 끌어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중금리 대출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각자의 디지털 플랫폼을 고도화함으로써 소비자 유치에 힘쓴 결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은 지난해 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동시에 나란히 몸집을 키우며 앞으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먼저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2천5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독주체제를 굳혔다. 전년 대비 37.2%(701억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총자산 역시 11조2천561억원으로 전년보다 29.6%(2조5천676억원) 성장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무엇보다 SBI저축은행은 실적이나 규모 면에서 지방은행을 넘어섰다는 데 주목받고 있다. 순이익으로는 대구은행(2천383억원)이나 경남은행(1천646억원)을, 자산으로는 제주은행(6조5천318억원)을 각각 제쳤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권 내에서 11조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곳도 SBI저축은행이 유일하다.

업계 2위 OK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9조162억원의 자산을 확보하며 전년 대비 23% 성장을 달성했다. 순이익도 1천851억원으로 66% 늘었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순이익은 956억원으로 7.1% 줄었으나 자산(4조2천798억원)을 39%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주요 저축은행이 규모 측면에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은 일차적으로 대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각 저축은행은 10%대 중금리 대출에 집중하라는 정부 방침에 따라 대출금리를 꾸준히 인하했다. 작년 10월 기준 가계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68곳 중 금리 연 15% 이상의 상품을 판매한 은행은 23곳이었고, 가계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 35곳 중 1곳을 뺀 모든 은행의 평균 금리가 연 20% 이하로 책정됐을 정도다.

이에 소비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지난해 저축은행 업권의 총 대출은 77조6천억원으로 전년의 65조원 대비 19.4%(12조6천억원) 급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저축은행이 이자수익을 늘리는 데 도움을 줬다. 일례로 SBI저축은행의 이자수익은 9천84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5%(1천952억원) 증가했는데, 중금리 상품 등 다양한 여신 상품을 취급한 것이 주효했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다른 한편에선 디지털 플랫폼이 저축은행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뱅크’와 웰컴저축은행의 ‘웰컴디지털뱅크’, OK저축은행 모바일뱅킹 등 모바일 플랫폼 등장에 상품 판매 채널이 넓어지면서 더 많은 자금이 저축은행으로 모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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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해 저축은행의 수신 규모는 79조1천76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물론 초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는 하나, 지금처럼 가입 절차가 개선되지 않았다면 이만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주요 저축은행이 성장세를 유지한 것은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모바일 플랫폼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늘어난 자산과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 내 영향력을 높이려는 은행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