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7년 영욕의 모바일 사업史

금성전기가 모바일 사업의 효시...한때 세계 3위까지 올랐지만 끝내 철수

홈&모바일입력 :2021/04/05 16:22    수정: 2021/04/05 19:49

오는 7월말로 모바일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한 LG전자의 굴곡진 모바일 사업사(史)가 눈길을 끈다.

LG전자가 지난 1월 CES에서 영상 공개한 'LG 롤러블'.(사진=LG전자)

LG전자 모바일 사업의 시작은 지난 198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NEC와 기술제휴 및 합작으로 설립된 금성전기(LG전자 MC 부문의 전신)는 자동차에서 전화를 할 수 있는 카폰을 출시했다.

3년이 지난 1987년 NEC와의 제휴가 끝나며 모바일 사업은 금성통신으로 이관됐다. 1989년에는 카폰이 아닌 휴대전화 형태의 단말기가 최초로 출시됐다. 

1994년 금성통신이 금성사로 합병됐고, 그 이듬해 금성사는 LG전자로 사명을 바꾸게 된다. 그러다 지난 1996년 모바일 CDMA 규격이 발표되며 모바일 사업은 LG전자에서 계열사인 LG정보통신으로 또 다시 이관된다. 

LG정보통신은 금성통신과는 별개의 회사인 금성정보통신이 1995년 사명을 바꾼 회사다. 1997년 PCS(016, 018, 019)가 출범하자 PCS용 단말기를 출시했는데, 이때 나온 브랜드가 한 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싸이언(CION)이다. 

2000년 LG정보통신이 LG전자에 합병돼 오늘날에 이르게 된다. 이 무렵 싸이언의 영어 표기도 CION에서 CYON으로 변경됐다. 

LG전자는 LG텔레콤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만년 3등 기업에서 점유율을 크게 높인 남용 前 부회장을 2007년 영입한다. 

남 전 부회장은 지난 2007년과 그 이듬해 초콜릿폰으로 LG폰의 대약진을 이끌었다. 영업이익은 1년만에 46.2% 증가했고, 글로벌 점유율도 노키아, 삼성에 이어 3위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세계 모바일 사업 부문이 2010년을 기점으로 재편되며 LG전자는 모바일 사업부문에서 급격히 힘을 잃기 시작한다. 애플이 2007년 최초의 아이폰을 내놨고, 삼성도 뒤이어 스마트폰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0년 LG전자 MC 부문은 적자가 3천 억대로 불어나는 등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하던 과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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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LG전자는 옵티머스 Q, 옵티머스 Z, 옵티머스 원 등 다양한 스마트폰을 뒤늦게 출시했지만 시장 주도권을 쥐는데 실패했다. 절치부심을 거듭한 LG전자 MC 부문은 2013년 애플 삼성에 이어 스마트폰 시장에서 3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 그것도 잠시 이듬해 LG전자 MC 부문은 스마트폰 시장 5위까지 떨어진다. 

지난 2015년 2분기 LG전자 MC사업부 매출은 3조 6천484억원에, 영업이익이 단 2억 원에 불과했다. 그리고 마침내 2021년 4월 5일 LG전자는 23분기 연속 적자(5조)를 감당하지 못하고 끝내 영욕의 모바일 사업사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