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LG 폰 빈자리에 촉각...지원금 등 변수 발생

"단통법 분리공시 등 제도에도 영향 줄 듯"

방송/통신입력 :2021/04/05 14:35    수정: 2021/04/05 14:36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 결정하면서 통신업계가 새로운 시장 환경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규 가입자 중심으로 이뤄지는 단말 판매 시장에서 경쟁이 줄어드는 만큼 소비자 혜택 감소가 당장 통신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브랜드의 판매 점유율은 13% 수준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65%를 차지했고 애플이 20% 가량을 기록했다.

LG전자가 판매 점유율 3위에 머물렀지만 두 자릿수 점유율의 브랜드로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은 큰 편이다. LG전자가 단말 판매 가격대나 공시 지원금 책정 등에 경쟁 브랜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날 스마트폰 사업 철수가 공식화되면서 LG전자가 시장에 미쳤던 영향이 사라지는 게 현실화될 전망이다. 통신업계에선 대체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이슈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우선 제조사 판매 장려금 경쟁이 사실상 소멸되면서 공시 지원금 규모의 축소를 우려하는 점이 향후 시장의 예상되는 변화로 꼽힌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이전까지 책정된 공시 지원금의 규모는 LG전자가 한 축을 담당했던 영향이 있다”면서 “LG전자가 판매량을 늘릴 때 장려금 규모를 늘리면서 공시 지원금이 오르고 삼성전자가 일부 대응하는 구조의 경쟁이 사라지게 되면 전반적으로 공시 지원금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은 처음부터 장려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삼성전자는 장려금을 통한 마케팅 경쟁 대상이 없어지는 셈”이라며 “삼성이 장려금을 늘리는 요인은 대부분 자급제로 판매되는 외산 스마트폰의 판매 가격에 대응하는 수준만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내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구도의 변화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관계자는 “LG전자가 차지하는 국내 판매 점유율 대비 중저가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훨씬 높았다”며 “LG전자가 중저가폰 시장에서 나름대로 선전하면서 삼성전자도 국내 시장에 중저가폰 출시를 늘려왔는데, 삼성 입장에선 다시 수익성이 높은 고가 단말기 위주로 판매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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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황과 함께 법제도 상황에 대한 변화도 예상된다. 이를테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단통법 분리공시 도입과 관련된 법 개정에 대한 기류가 바뀔 수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단통법 제정 당시에도 삼성이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면서 자국에서 영업비밀이 공개될 우려가 있다고 반대한 의견이 받아들여진 것인데 LG전자가 철수하면 분리공시 도입은 단일 회사를 겨냥한 규제가 될 것이란 반대 이유가 생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