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LG엔솔이 제기한 '특허소송 취소 요청' 기각

LG 측 '증거훼손'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아…LG "소송 과정서 입증할 것"

디지털경제입력 :2021/04/02 11:18    수정: 2021/04/02 14:32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특허 침해소송을 취소해달라는 LG에너지솔루션의 요청을 기각했다.

LG가 SK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에선 SK가 승기를 잡은 가운데, ITC의 이번 결정으로 SK가 LG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 역시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ITC는 1일(이하 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소송에 대한 LG에너지솔루션의 제재 요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LG 여의도 트윈타워 사옥.

LG "SK, 특허 관련 증거 은폐 시도해"…美 ITC "일방적인 주장"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4월 당시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이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하자, 같은 해 9월 자사 배터리 특허를 침해했다는 혐의로 LG를 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이에 LG는 오히려 자사의 핵심 특허를 SK가 침해한 것이라며 특허소송과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걸어 맞대응했다. 또 LG는 2020년 8월 SK 측이 제기한 특허소송을 취소해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시 ITC에 'SK이노베이션이 다수의 문서 삭제 등 증거 훼손과 은폐를 시도했다'며 사건을 조기에 종결해야 한다는 요청을 제기했다.

ITC는 LG 측의 요청사항이 일방적인 주장(Without any evidence from LG Chem other than cursory statement)이라고 결론내렸다. LG 측 주장과 달리, SK 측의 특허 관련 문서는 잘 보존돼 있다(not actually deleted and still exist on SKI’s systems)는 게 ITC의 설명이다.

또 삭제된 문서 중 일부는 이번 소송과는 무관하고, 일반에도 공개가 된 문건도 다수 있었다고 ITC는 밝혔다.

미국 ITC가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침해소송에 대한 LG에너지솔루션의 제재 요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LG→SK 특허소송선 'SK 勝'…SK→LG 소송도 예정대로 진행

SK이노베이션은 ITC의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향후 특허 소송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소송의 본질을 다투기보다는 근거없이 과도하게 '문서삭제' 프레임을 뒤집어 씌워 소송을 오도하려는 LG의 시도는 더 이상 소송에서 먹혀 들지 않게 됐다"며 "당사는 정정당당하게 소송에 임해 본안 소송에서 SK배터리의 우월한 기술력과 차별성을 입증할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TC의 이번 결정은) 소송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제재요청에 대한 사안으로, 사건을 조기에 종결할 수 있는 제재를 요청한 것이 기각된 것"이라며 "해당 이슈가 근거없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추후 예비결정과 최종결정 등 소송과정에서 충분히 입증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ITC가 증거인멸 행위의 대다수가 증거 보존의무 발생 시점 이전에 이뤄졌다고 판단, 제재까지는 불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는 게 LG의 입장이다. ITC가 특허 소송과 관련한 쟁점을 정리해 가는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로, 소송의 본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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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이번 특허 소송의 예비결정은 오는 7월 30일 나온다.

그동안의 ITC 특허 소송에서 예비결정의 약 90%가 최종결정에서 그대로 유지된 점을 고려하면, 이 소송의 승패는 이날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소송 예비결정에선 ITC가 SK의 손을 들어줬다. 이 소송의 최종결정기일은 8월 2일로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