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욱 수협은행 부행장 "바다는 우리 모태, 친환경 상품 내놓을 것"

최다 판매 기록한 '해양 플라스틱 제로' 예·적금 주역

금융입력 :2021/03/29 14:26    수정: 2021/03/29 14:40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가 꽂힌 채 숨진 거북. 자그마한 플라스틱 원통을 등에 지고 사는 소라게."

2018년에 공개된 사진에 담긴 장면들이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그 사진들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플라스틱이 토양을 오염시킬 뿐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의 삶까지 송두리째 흔들어놓는 적나라한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진들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플라스틱을 줄여야한다는 강한 문제의식을 던져줬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얼마나 나쁜 존재인지 깊이 공감하고 있다. 이런 인식을 결속하기 위한 민관의 행동도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수협은행의 예·적금 상품 '해양 플라스틱 제로' 역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해양 플라스틱 제로 예·적금은 실생활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겠다는 동참 서약하고 해양 환경 개선을 위한 봉사활동에 나설 경우 최대 0.3%p까지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해양 생태계 정화를 지원하고 지속적인 수산 자원을 위해 발길을 동행하는 수협은행의 양기욱 개인그룹장 부행장을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별관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별관서 수협은행 양기욱 개인그룹장 부행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수협은행)

해양 플라스틱 제로 상품보고 첫 눈에 보고 '전율'

양기욱 부행장은 해양 플라스틱 제로 상품 계획을 받아들고 '전율'을 느꼈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 부행장은 "2019년말 임원으로 승진해 업무 계획 보고를 받았는데 다른 건 크게 눈에 안보였는데 이 상품은 '되겠다'는 느낌이 확 왔다"며 "바다와 연관된 수협은행 정체성에 부합하면서도 해양 플라스틱에 대한 이슈가 맞물려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직관은 정확했다. 2020년 3월 9일 첫선을 보인 해양 플라스틱 예·적금은 수협은행 정기 예금 상품 중 단일 상품으로 최단 기간, 최다 판매 좌수와 잔액을 달성했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판매 예·적금 합산 계좌 수는 10만7천580좌, 잔액은 2조1천783억원으로 집계됐다.

양 부행장은 "표면적인 성과도 있지만 우대 금리 항목 중 해양 플라스틱 감축 서약과 봉사활동 인증이 있는데 이것이 10만7천여번(판매 계좌 수 기준)이뤄진 것"이라고 웃음지었다. 그는 또 "해양 플라스틱 상품서 금리 우대 항목도 보통 거래 실적을 넣는 경우가 있는데 해양 플라스틱 절감에 대한 진정성을 위해 항목을 차별화했다"고 발언했다.

2020년 5월 인천 무의도서 진행된 해안 환경 정화 활동.(사진=수협은행)

해양 환경 보호에 '진심' 담는다


수협은행은 상품 출시으로 끝내지 않았다. 해양 환경 개선 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회자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에 일찌감치 기여한 셈이다.

양 부행장은 "2018년 은행 직원들과 가족이 참여하는 'Sh사랑해(海) 봉사단'을 구성해 3년째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며 "사진 찍기 위해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해안가에 나가면, 80~100kg의 쓰레기 포대 500자루가 나온다"고 말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감염증 확산으로 50인 이상 모임이 어려워지며 봉사활동에 차질이 있긴 했지만 이 같은 활동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양 부행장은 "수협은행이 연안 또는 원양에서 수산업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만든 수산업협동조합을 모태로 하고 있다"며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줘야 하는 영리 법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수협은행은 해양 및 어촌 환경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지속가능한 수산 자원을 위한 전략도 고민 중이다. 양기욱 부행장은 "최근 해양수산부에서 치어(어린 물고기)를 보호해 수산자원을 확보하자는 방향을 잡았는데 수협은행도 공감하는 측면이 있어 콘셉트를 잡아놓고 상품 출시 여부를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과거 수협은행은 국내 바다서 사라진 명태 복원을 위한 '보고싶다 명태야적금', 동해바다를 수호하는 독도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독도 사랑 예금·부금' 등을 판매하기도 했다.

수협은행 양기욱 개인그룹 부행장.(사진=수협은행)

영(Young)해진 수협은행, 금리 경쟁력있는 상품 내놓을 것

양기욱 부행장은 올해도 해양 플라스틱 제로 상품 판매에 총력을 다하면서도, 새 상품은 다른 은행에 비해 금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양 부행장은 "다른 은행에 비해 항상 금리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상품을 출시한다는 방향과 전략은 우리 임직원이 모두 공유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수협은행은 광고비를 많이 집행하지 않는데 이를 고객에게 돌려준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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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늘어난 젊은 수협은행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품도 고안 중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100만명의 유효 고객이 늘어났는데 대부분 젊은층이라 과거에 비해 수협은행 고객 연령이 젊어졌다"며 "상품 주 타깃이 시니어였다면 이제는 젊은층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양기욱 부행장은 "올해 개인 금융부문 예금 목표를 1조2천억 이상을 해야겠다고 잡았다"며 "수협은행이 올해 자산 성장 목표를 7% 수준으로 잡았는데 이에 맞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양기욱 수협은행 개인그룹장 집행부행장은? 1965년 10월 1일 천칭자리좌로 직원들에게 칭찬할 일이 있으면 아낌없이 칭찬하는 인물. 1992년 1월 수협중앙회 입회한 후 회에 입문. 그 후에는 회가 맛있어졌다고. 2012년 수산금융부장, 2015년 여신관리부장, 2016년 자금부장, 2018년 동부광역본부장을 거쳐 2019년 개인그룹장 부행장으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