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선이어폰(TWS) 시장 경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억눌렸던 수요가 살아나면서 무선이어폰 판매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무선이어폰 출하량은 작년보다 76.67% 늘어난 5억300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SA는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판매된 블루투스 헤드셋은 3억대를 넘은 것으로 집계되며, 이 가운데 TWS 판매량은 작년에만 90%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세계적으로 TWS를 보유한 사용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해 TWS 시장은 여전히 많은 잠재 수요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무선이어폰 시장의 강자는 애플이다. 애플은 2016년 첫 블루투스 무선이어폰 '에어팟 1세대'를 출시한 이후 5년 연속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8000만대의 에어팟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 점유율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52.4%에 이른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샤오미(8.5%)에 이어 시장 3위(점유율 6.9%)를 기록 중이다. 2016년 애플에 이어 블루투스 무선이어폰 '기어 아이콘X'를 출시했지만 애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갤럭시 버즈 프로'에 무선이어폰 최초로 '버즈투게더' '오토스위치' 기능을 적용한 데 이어 '갤럭시S21 울트라'에는 모든 TWS 제품의 음질을 개선할 수 있는 '마이모 블루투스(MIMO Bluetooth)' 기술을 적용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버즈투게더는 스마트폰과 무선이어폰의 연결성을 간편화한 기능이다. 기존 갤럭시 버즈 시리즈는 내 스마트폰에서 재생되는 소리를 친구와 공유하려면 친구 버즈를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갤럭시 버즈 프로는 터치 한 번으로 내 스마트폰에서 재생되는 소리를 나와 친구 스마트폰에 연결된 각자 버즈 프로로 손쉽게 들을 수 있다.
오토스위치(자동 전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연결성을 간편화한 기능이다. 예컨대 갤럭시 버즈 프로를 태블릿 PC와 연결해 영화를 보는 도중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오면 자동으로 블루투스 연결이 스마트폰으로 전환돼 편하게 통화를 할 수 있다.
마이모 블루투스는 제조사 구별 없이 모든 TWS 제품 음질을 개선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블루투스 칩셋 시장 1위인 브로드컴 특허 기술로 구현됐다. 안테나 두 개가 빔포밍(특정 단말기에 신호를 집중하는 기술) 방식으로 데이터를 송수신해 2.4기가헤르츠(GHz) 기반 블루투스 통신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음질 저하 문제를 개선했다. 이를테면 1세대 에어팟 사용자라도 갤럭시S21 울트라를 사용하면 더 좋은 음질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TWS 헤드셋 시장은 10년 전 애플과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쳤을 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TWS 헤드셋에는 시리, 빅스비 등을 활용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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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행보에 맞서 애플도 다음 달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고 차세대 무선이어폰 '에어팟3(가칭)'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팟3는 에어팟2처럼 이어팁이 없는 오픈형 디자인을 채택한 게 특징이다. 갤럭시 버즈 프로처럼 기존보다 강화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 전문가 궈밍지 대만 TF 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에어팟 출하량이 지난해 9000만대에서 감소한 78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