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애플이 나란히 30%였던 인앱결제 수수료를 15%로 낮췄다. 수수료 인하를 먼저 단행한 것은 애플이었다. 에픽과 소송 중인 애플은 지난 해 연매출 100만 달러를 밑도는 개발자에 한해 15%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구글도 이번 주 들어 같은 정책을 내놨다. 역시 중소 개발자 보호 명분을 내세웠다.
그렇다면 구글과 애플은 왜 수수료 인하 기준을 100만 달러로 잡았을까?
물론 두 회사는 그 이유를 명확하게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여러 가지 자료를 토대로 살펴볼 경우 "매출 영향이 적으면서도 가장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수치"가 100만 달러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18일(현지시간) 앱 분석 전문업체 앱 애니 자료를 토대로 인앱결제 수수료 일부 인하 조치 이후 극소수만 개발자들만 30% 수수료를 내게 됐다고 전했다.
앱애니 자료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에 앱을 올리는 전체 개발자 중 97.9%는 작년 연간 매출 100만 달러를 밑돌았다.
■ "중소개발자 대거 혜택…규제기관에 시장친화적 홍보하기 좋은 정책"
매출 구간별로 봐도 이런 점은 확연하게 드러난다. 구글 플레이 개발자 중 8만5천381명은 작년 연매출 10만 달러 미만이었다. 또 10만~50만 달러 수입을 올린 사람은 3천404명으로 집계됐다. 50만~75만 달러가 568명, 75만~100만 달러가 369명이었다.
반면 30% 수수료 적용 기준선인 100만 달러를 넘는 수익을 올린 개발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앱 애니에 따르면 작년 연 매출 100만~125만 달러를 올린 개발자는 215명이었다. 125만~200만 달러를 512명이었다.
반면 연매출 2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익을 올린 개발자는 총 1천308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치로 구글은 절대 다수 중소 개발자들에게 혜택을 주면서도 자신들의 매출은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앱애니는 연매출 100만 달러 이하 개발자들이 구글 플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애플과 구글의 비교 결과도 흥미롭다. 연간 매출 100만 달러를 웃도는 개발자는 애플 쪽이 조금 더 많았다.
앱 애니 자료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에선 연 매출 100만 달러를 넘는 개발자가 3천611명이었다. 반면 구글 플레이에는 2천35명에 불과했다.
테크크런치는 이 같은 수치를 소개하면서 “애플과 구글의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로 절대 다수 개발자들이 혜택을 받게 됐다”면서 “따라서 중소 개발자들에게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기엔 아주 좋은 방법이다”고 분석했다.
■ 구글과 애플의 같은듯 다른 수수료 인하 방식
물론 두 회사의 수수료 인하 방식은 조금 다르다. 애플은 연매출 100만 달러 이하 개발자에게만 인하 혜택을 준다. 따라서 연매출 150만 달러를 올릴 경우엔 30% 수수료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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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구글은 조금 다르다. ‘연매출 100만 달러까지’ 인하 혜택을 준다. 연 매출 150만 달러일 경우 100만 달러까지는 15%, 100만~150만 달러까지는 30%가 부과된다.
따라서 두 회사 중에선 애플보다는 구글이 개발자들에게 좀 더 많은 할인 혜택을 부여해주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