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ICT로 취약·소외계층 품는다"

[ICT와 사회적 가치④] 사회 통합

컴퓨팅입력 :2021/03/19 09:33    수정: 2021/03/26 09:33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1조5512억 달러(1830조5000여억원)로 세계 10위를 차지했다. 2019년에는 12위였는데 두단계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수출입 규모도 세계 10위권에 드는 무역대국이다. 경제규모로만 보면 대한민국은 '선진 10개국'에 당당히 위치한다. 

하지만 세계를 리드하는 선진국은 경제지표만 가지고 되는게 아니다. 경제성장과 함께 취약계층과 소외계층을 넉넉히 아우르는 포용 인프라가 필요하다. 육체적,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 통합' 환경을 갖춰야하는 것이다. 실제 OECD는 지난 2011년 우리나라가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 통합이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 공적 지출 규모는 GDP 대비 0.6%다. 이는 OECD 평균(20.1%)의 절반 수준이다. 정보통신(ICT)과 소프트웨어(SW)는 우리나라가 품격있는 선진국가가 되는데 '디폴트'인 사회 통합에도 큰 역할을 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관계자는 "일회성 지원이 아닌 사회적 안전망 구축과 디지털 격차 해소, 일자리 교육 등 취약 및 소외 계층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NIPA는 사회 통합을 높이는 여러 사업을 시행중"이라고 밝혔다.

부산 소재 기업 소프트기획(대표 박준호)은 NIPA 도움을 받아 청각장애인이 비대면으로 원격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솔루션인 '위로그'를 개발했다. '위로그'는 청각장애인을 위해 실시간 자막을 제공하는 화상회의 솔루션이다. 현재는 PC용만 개발돼 있다.  상반기중 모바일 버전도 나올 예정이다.

박준호 소프트기획 대표는 "코로나19로 모든 활동이 비대면, 비접촉 방식으로 전환됐는데 청각장애인은 이에 소외될 수 있어 '위로그'를 개발했다"면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200여곳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회의 환경이 좋으면 인식률이 90% 이상"이라면서 "음성 노이즈 제거 등 계속해 기능을 고도하해 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 사용자가 청각장애인이 비대면으로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솔루션 '위로그'를 사용하고 있다.

대구 소재 기업 우리소프트(대표 김병일)는 3D 게임으로 발달장애 치료와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치매를 예방하는 솔루션인 '뉴로월드(neuro world)'를 개발하고 있다. '뉴로월드'는 발달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아동·청소년을 비롯해 경조인지장애(MCI), 치매 노인 및 뇌졸중 환자들에게 게임을 통해 저마다 적합한 인지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기존 인지발달 선별검사와 재활훈련도구를 3D 모바일 게임 형태로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인지재활 도구다. 아이들과 노인에게 친근한 동물 캐릭터를 활용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인지재활 과정을 재미있는 놀이로 인식하게 해준다.

온라인 게임형태로 인지장애 진단 후 3~6개월 단위로 진행하는 인지검사 게임을 통해 표준화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연령대별로 수집한 빅데이터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인지훈련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장애별 장애 예측점수도 도출해준다. 게임을 통해 대상자가 몇 번 화면을 터치했는지를 파악,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는 지문으로 답을 찾는 기존 방식과 다른 점이다. 검사 분야는 기억력과 언어, 주의집중, 시지각, 실행능력 등이다.

뉴로월드 화면 이미지

김병일 우리소프트 대표는 "뉴로월드는 현업에 종사하는 언어, 심리, 미술, 놀이, 음악, 감각통합 등의 재활사와 재활공학, 의용공학, 컴퓨터공학 등 연구진의 인지훈련 노하우와 전문지식을 담았다"면서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인지 선별검사로 구현해 거부감이 없는 게 장점"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발달장애 아동 관련 국내 클리닉 및 병의원이 1만3000여곳 정도 되는데 대구지역 아동발달센터 두 곳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솔루션 개발 완성은 올 연말경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라이트비전(대표 정진하)은 저시력 장애자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간단한 애플리케이션 조작만으로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타려는 버스를 식별, 승차할 수 있게 해준다. 정진하 라이트비전 대표는 "저시력 시각장애인은 버스 이용 시 본인이 승차해야 할 버스 번호를 알고 있지만 해당 버스 번호 확인이 거의 불가능해 버스를 타기 어렵다"면서 "시각장애인이 겪는 대중교통 이용의 어려움을 알고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버스 승하차 문제를 인공지능을 통해 해소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버스 노선번호 이미지 획득과 인식률 향상을 위해 실제 정류장에 도착하는 버스 데이터셋이 필요했는데 성동구청 장애인 복지과의 협조를 얻어 관내에 있는 버스정류장을 촬영, 실데이터 수집 및 구축을 완료했다"면서 "버스가 도착하면 바로 번호 인식이 가능해 저시력 시각장애인들의 이동권 향상과 저시력인의 경제활동 및 사회 참여 기회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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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시력 장애자가 스마트폰으로 승차하려는 버스를 확인하고 있다.

정보 소외 지역을 찾아가는 '이동형 가상현실 트럭 및 버스'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브이리스브이알(대표 권종수)은 NIPA가 주관한 '실감교육콘텐츠 현장체험'을 맡아 전국 25개 실감콘텐츠 취약 지역을 찾아가 실감콘텐츠를 활용한 진로체험 및 교과연계 교육을 수행했다. 브이리스브이알은 이 사업을 한국가상증강현실산업협회(KoVRA), 클래스브이알, 성결대학교 XR센터 등과 함께 했다. 주요 콘텐츠는 진로체험 3개 15종, 교과연계 17종이다. 특히 진로체험은 스마트 팜, 로봇 헬스케어, 스마트 팩토리를 활용한 실감교육콘텐츠 3종을 활용했다.

권종수 브이리스브이알 대표는 “언택트(Untact) 시대를 맞아 VR 체험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면서 "비수도권, 농산어촌 등 접근성이 낮은 소외 지역을 찾아감으로써 정보 소외지역 해소에도 기여했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