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에서 계속 하던 업무에 임해 달라."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 사업 전반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는 LG전자가 최근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내부 직원들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 "하던 일 계속 하라" 어떤 메시지인가= LG전자는 작년 연말부터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이 나돌자 자사 모바일 사업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재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지난 1월 20일 밝힌 바 있다.
당시 LG전자 권봉석 사장은 본부 구성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LG전자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며 "사업 운영 방향이 결정되면 구성원에게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유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후 권 사장이 언급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세간의 관심이 쏟아졌다. LG전자는 공식적으로 사업 매각 및 철수, 축소 운영 등 모든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베트남 빈그룹과 현지 생산 공장 매각 협상을 벌여왔으며 해외 영업권, 지적재산권 등 분할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재 위치에서 하고 있던 일을 계속하라"는 내부 메시지는 일단 인력에 대한 타 부서 이동이나 전환 배치가 당분간 예정되어 있지 않다는 뜻으로 모바일 사업 운영 방향에 대한 최종 결론이 더 길어지거나, 당분간 사업 명맥을 유지하면서 다른 출구를 찾으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매각 협상과 관련해 적당한 인수후보자를 찾지 못했거나 매각 가격 및 옵션 등 사업 정리에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LG전자는 다음주 24일, (주)LG가 26일에 각각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 LG폰 사업 운명은= MC사업본부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누적 손실액은 약 5조원(4조7천억원)에 달한다. LG전자가 단일 사업부로 운영됐다면 도저히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H&A, HE에서 번 돈으로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봐야 한다. 이윤을 내야 하는 관점에서 보면 접어야 맞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갖고 있는 미래가치에 대한 미련이 크다. 스마트폰은 IT 기기 중 몇 안되는 매스(Mass) 프로덕트에 해당한다. 전세계 누구나 하나씩 하루종일 갖고 다닌다. 여전히 한해 13억대에서 14억대 가량의 스마트폰이 팔린다.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IT 인프가 발전할수록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모바일 기술을 내재화하고 미래차 등 전장부품 사업에 올인하겠다는 그룹의 의지가 분명하다면 사업을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 사업 매각 및 철수, 축소 운영 등 최고경영진의 중지가 어떤 식으로 모아지든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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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롤러블폰은 어떻게 되고 있나= 출시에 많은 기대들 모았던 LG전자 롤러블 스마트폰 'LG 롤러블' 프로젝트는 현재 잠정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는 중국 패널 업체 BOE와 협력을 진행해 왔는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내부적으로 품질검증용(DPP) 제품을 테스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BOE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더 개선해 양산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반 신제품 출시도 상반기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MC사업본부 모바일 사업에 대한 운영 방향이 확정돼야 본격적인 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LG전자 MC사업본부 현황=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 임직원 수(기간제근로자 제외)는 총 3만8천883명이다. 이중 MC 사업본부 인력은 3천719명으로 전체 인력의 약 9.5% 정도다. H&A사업본부(1만283명), VS사업본부(4천390명) 다음으로 많다. MC사업본부 인력은 과거 5천~6천명 수준이었다. 2~3년 전부터 체질개선을 통한 타 부서 이동과 전환배치로 인력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