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FI와 '풋옵션 분쟁' 최종 변론 돌입

19일까지 ICC 중재재판 청문 진행…9월 최종 결론

금융입력 :2021/03/15 14:40    수정: 2021/03/15 19:11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가 이른바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을 매듭짓기 위해 국제중재법원에서 공방에 돌입하면서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창재 회장과 FI 어피니티 컨소시엄(지분율 24%)의 풋옵션 계약에 대한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재판 청문절차가 이날부터 19일까지 닷새간 화상으로 진행된다.

이 기간에 신창재 회장 측과 FI는 교보생명 주식 가치 산정 방식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각자의 입장을 소명할 예정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의 FI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베어링 PE ▲IMM PE등과 ▲싱가포르투자청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ICC 중재재판은 2019년 3월 FI 측 신청에 따라 시작됐다. 당초 작년 9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이달로 미뤄진 바 있다.

신창재 회장과 FI의 악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창재 회장이 당시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의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천원으로 FI 측에 넘기며 3년 내 상장하지 않으면 주식 매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한 게 그 출발점이다.

기한 내 교보생명의 상장이 이뤄지지 않자 FI는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신 회장은 계약의 적법성과 유효성 부족을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안진회계법인이 산출한 주당 40만9천912원의 풋옵션 행사 가격이 신 회장 생각(약 20만원)보다 크게 높았던 탓이다. 회계법인이 풋옵션 행사 시점보다 약 4개월 앞선 2018년 6월30일을 기준으로 잡아 유사 기업 평균 주식 가치를 반영한 게 원인이었다.

이에 신 회장 측은 지난해 4월 안진회계법인의 공인회계사를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현재 검찰은 회계사 3명과 어피니티 소속 법인 관계자를 관련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업계는 ICC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재 결정이 법원 확정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만큼 풋옵션 분쟁의 승패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만일 ICC가 FI 측 입장을 수용하면 교보생명의 지배구조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신 회장이 풋옵션 대금을 확보하고자 교보생명 보유지분(33.78%)을 팔아야할 수 있어서다. 이 경우 마련해야 하는 자금은 2조원에 달한다.

현재 FI와 회계법인 측은 적법한 방식으로 교보생명의 주식가치를 산정했다며 중재에서의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신창재 회장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란 관측도 존재한다. 검찰이 주식 가치 산정 과정을 문제 삼아 중재 판정부 역시 이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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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C 중재재판은 단심제로 운영되며, 중재법원의 최종 결정엔 청문 후 약 6개월이 소요된다. 따라서 오는 9월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교보생명 측은 "어피니티 컨소시엄의 불법행위가 회사의 영업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했다"면서 "회계법인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