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13개 금융기관이 '2050 탄소중립'을 적극 지지하고 기후금융에 적극 노력해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기여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금융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9일 환경부에 따르면 113개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지지 선언식'에 참여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국회기후변화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환경부·금융위원회·주한영국대사관이 후원했다.
금융기관들은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시대의 방관자나 수동적 대응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가가 되고자 한다"며 기후금융 실행 약속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금융업계도 脫석탄 대열 속속 합류
탄소중립과 관련한 기후금융 지지선언은 이번이 국내 첫 사례다. 종합금융그룹을 필두로 주요 보험사와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공제회 등 다양한 금융업종이 대거 참여한 지지선언은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지지선언에 참여한 113개 금융기관들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운용자산 규모(AUM)는 약 5천563조5천억 원에 이른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만 참여한 JB금융그룹을 제외하면 KB·신한·우리·NH·하나·BNK·DGB 금융그룹은 계열사 모두가 지지선언에 동참했다. 삼성과 한화 금융계열사 역시 모두 이번 선언에 참여했다.
국책은행으론 IBK기업은행이, 공적연기금과 공제회에선 사학연금·공무원연금·한국교직원공제회·대한지방행정공제회·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선언에 참여했다. 다만,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책은행 등 공적금융의 참여는 민간에 비해 저조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금융기관들은 선언문에서 "사회변화의 핵심 동력 중 하나는 바로 자본의 이동"이라며 "자본이 고(高)탄소 산업에서 저(低)탄소, 궁극적으로 탈(脫)탄소 산업에 대규모로, 그리고 빠른 속도록 유입돼야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50년 탄소중립 목표달성에 금융은 핵심"이라면서 "2050 탄소중립으로 가는 험난한 항해의 물길을 주체적으로 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 "녹색분류체계 만들고 환경정보 공개 대상도 확대"
각 기관들은 ▲탈석탄 선언 ▲TCFD(기후관련 재무정보공개 태스크포스) 지지 ▲CDP(前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서명기관 등재 등 3가지 사항 중 2가지 이상을 5월 말 P4G 정상회담 전 충족키로 했다.
신한은행, 한국지방재정공제회는 이번 지지 선언식 당일에 '탈석탄 선언'을 했다. 하나금융그룹, DGB금융그룹,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중 탈석탄 금융을 선언할 계획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의 기준이 되는 녹색분류체계를 마련하고, 환경정보 공개 대상도 확대할 예정"이라며 "환경부는 수계기금 운용사와 산하기관 금고선정시 탈석탄 선언 여부와 같은 지표를 만들어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정부도 금융권의 자발적인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의 선도적 지원확대, 민간자금 유입 유도, 관련 시장인프라 정비 등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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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은 "탄소중립과 이를 위한 기후금융은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하여 어렵지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며 "금융기관의 자발적인 기후금융 지지·실행 선언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은 법과 제도, 정책 인프라를 갖춰주시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회기후변화포럼 연구책임 의원인 임종성 국회의원도 "대한민국 금융기관의 탄소중립 지지 선언은 기후위기 대응의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역사적인 행동"이라며 "이번 선언의 제도적 안착과 이행을 위하여 기후금융 산업의 지원 확대와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