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PC 업계, 그래픽카드 수급난 '보릿고개'...출하량 감소

그래픽카드 수급난·조달 납품 물량 감소로 타격

홈&모바일입력 :2021/03/08 16:57    수정: 2021/03/08 17:05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Ti 레퍼런스 그래픽카드. (사진=엔비디아)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60 Ti 레퍼런스 그래픽카드. (사진=엔비디아)

국내 조립PC와 중견 완제PC 업체들이 이달 초부터 본격화된 PC 판매량 감소에 울상이다. 그래픽카드 수급 불균형이 조립PC 시장까지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게임용 고성능 PC 수요가 주를 이루는 조립PC 업체들은 지난 해 대비 30% 수준까지 출하량이 저하된 상황이다. 중견 완제PC 업체들은 여기에 더해 조달수요 감소와 노트북 선호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 용산 중소업체들 "PC 팔고 싶어도 못 판다"

용산전자상가 등에 밀집한 중소 규모 PC 업체들은 3월 초부터 판매량 하락에 고심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들은 그래픽카드가 비싸서 구매를 포기하지만 업체들은 소비자의 주문이 있어도 PC 납품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용산전자상가 등에 밀집한 중소규모 PC 업체들은 3월 초부터 판매량 하락에 고심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IDC·가트너 등 시장조사업체 기준 글로벌 상위 업체는 그래픽카드 제조사와 직거래를 통해 제품을 받아온다. 그러나 일부 대형 PC쇼핑몰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국내 유통사에서 제품을 공급받는다. 단가나 수량에서 자연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또 "온라인 학습과 원격근무, 게임 등 수요로 보급형 또는 고사양 PC가 골고루 팔렸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게임용 고성능 PC만 팔린다. 하지만 그래픽카드 수급 문제로 판매량은 전년 대비 30% 가량으로 떨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중견 업체들 "조달 수요 감소·노트북 선호"

국내 중견 PC 업체 역시 데스크톱PC 판매량 감소로 고심하고 있다. 핵심부품인 그래픽카드 수급난 뿐만 아니라 각급 공공기관 납품용 조달 수요가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체 관계자는 "매일 매일 들어오는 제품 갯수가 달라 정해진 시간마다 주문을 받고 닫기를 반복하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노트북 제품군 조달 시장에 구글 크롬북이 경쟁 상대로 등장한 상황이다. (사진=구글)

지난 해 국내 PC 시장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조달 PC 수요도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도입 물량 중 상당수를 지난 해 선집행한 데다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노트북에도 구글 크롬북 등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에이서가 지난 해 전국 각급 학교와 교육청 등에 크롬북 4천여 대 가량을 납품한 데 이어 올해는 HP코리아도 국내 크롬북 시장 진출을 선언한 상황이다. 반면 국내 PC 제조사 중 노트북 공급 역량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 "전 세계적 현상.. 해결 방법이 없다"

취재에 응한 국내 조립PC·중견 완제PC 업체들은 "그래픽카드 부족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달리 해결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주 출시된 지포스 RTX 3060 그래픽카드에 암호화폐 채굴시 성능제한 조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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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유통업체 관계자는 "왜곡된 수요를 정상화할 수 있는 바람직한 시도지만 이것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 완제PC 업체 관계자는 "지난 해 공급망 정체에 이어 올해는 그래픽카드 등 핵심 부품 수급이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매달 매출 걱정을 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