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구역과 인접한 전기차 충전소 위치 문제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이같은 문제점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도 과천-봉담 간 고속화도로에 위치한 의왕휴게소 서울방향 주차장에는 흡연구역과 환경부 전기차 공공 급속충전소가 나란히 배치됐다. 성인 남성 몇 걸음 정도면 흡연구역과 전기차 충전소를 충분히 오갈 수 있다.
직접 확인해보니 이곳을 찾은 일부 시민이 전기차 충전소 주변을 걸어다니며 마스크를 잠시 벗고 흡연하는 모습이 보였다. 해당 충전소에는 전기차 충전 방해 금지 행위 안내 문구가 부착됐지만, 충전소 주변에 '흡연하면 안 된다'는 안내나 경고 문구는 없었다.
일부 전기차 운전자는 이곳을 충전 기피 대상으로 손꼽는다. 담배 연기가 그대로 차량 내부로 들어와 비흡연자들의 간접 흡연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취재 결과, 경기도 의왕시는 해당 휴게소 설립 당시 흡연구역과 전기차 충전소가 맞닿아 있는 설계 도면을 그대로 승인했다. 의왕휴게소 측은 간접 흡연 우려가 커지자 흡연구역 위치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내 흡연구역과 전기차 충전소가 인접한 문제는 2017년부터 해마다 꾸준히 제기됐다. 지디넷코리아는 그동안 하남 만남의 광장 휴게소, 영동고속도로 여주휴게소 강릉방향, 중부내륙고속도로 괴산휴게소 양방향 등을 해당 문제점이 노출된 곳으로 지적했다.
2018년 진행된 국내 전자지도 전문기업 맵퍼스가 실시한 전기차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흡연시설이 가까이 있는 전기차 충전소가 전기차 운전자들이 꼽는 최악의 충전소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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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전기차 보급 대수 증가율은 이전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아이오닉 5와 기아 CV를 본격 판매한다. 테슬라코리아도 2021년형 모델 3와 모델 Y 등의 보급을 확대한다. 충전 인프라도 더욱 늘어나고 고속도로 휴게소 일부에는 800V 고전압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소도 증가한다.
정부와 지자체 등은 4년 넘게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일부 휴게소는 그린벨트 구역으로 지정되면 마음대로 흡연구역 위치를 재조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충전소 인근 흡연 문제는 해마다 반복될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