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디지털전환·합종연횡·법률 영향 평가 필요"

5일 대한상의 주최 '제1차 전환기 업종별 미래산업 포럼' 열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1/03/05 11:22    수정: 2021/03/05 11:22

탄소중립 등 국내 반도체 산업의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해 디지털전환 확산, 장비·화학 업계와의 합종연횡, 법률 입안 과정의 산업 영향 평가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오전 서울 대한상의회관에서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등 산업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방향'을 주제로 전문가들을 초청해 제1차 전환기 업종별 미래산업 포럼을 열었다.

5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차 전환기 업종별 미래산업 포럼' 현장. (사진=지디넷코리아)

반도체 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조은덕 딜로이트컨설팅 상무는 "코로나19 대확산으로 많은 변화가 생겼고,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시대가 됐다"며 "국내 반도체 업계는 설계·생산·패키징에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 발굴 및 수요예측 분석 등에는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디지털전환기(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에 중요한 뉴테크는 과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동화 개념이 아닌 제조경쟁력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재정의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라며 "예컨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경우, 클라우드와 반도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칩셋을 개발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반도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과 탄소중립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반도체 및 장비, 화학 업계와의 합종연횡을 제안했다.

정은미 본부장은 "세계 7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0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정했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는 팹의 신증설 및 생산 확대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문제는 반도체 생산량의 증가 및 고집적화(나노 공정) 확대 등으로 에너지 사용량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부분이다. 에너지효율 향상 및 재생에너지 사용확대, 공정배출 감소(공정가스 분해 및 대체) 등이 과제다"라고 강조했다.

장석인 산업기술대 석좌교수. (사진=지디넷코리아)

또 "결국 저감장치 초고효율 설비 적용을 위한 개선, 육불화황(SF6), 사불화탄소(CF4), 아산화질소(N2) 등을 대체하는 저 GWP(지구온난화지수) 공정가스 개발과 적용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하지만, 기계 장비와 가스라는 부분은 반도체 산업 영역 밖에 있는 것으로 이는 장비·화학 업계와의 연계와 협력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또 전력사용 등 간접배출에서는 현재 마땅한 대안이 없는 만큼 이를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석인 산업기술대 석좌교수는 반도체 산업 성장을 위한 신(新)규제 패러다임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법률 입안 과정의 현실적인 산업 영향 평가 도입을 제언했다.

장석인 석좌교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잘나가니까 규제를 해도 문제없다는 입법기관과 정부 등의 인식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본다"며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과점)이지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점유율 3~4% 수준)에서는 그렇지 않다. 또 한국의 반도체 산업군에 마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있다고 치부하는 경향도 있는데 대다수는 중견·중소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삼성·SK의 경쟁력이 약화한다는 말은 전·후공정 업체 전체가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국내 반도체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현황. (사진=지디넷코리아)

이어 "현재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중국, 미국 등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뚜렷한 공급처가 없는 상황이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으로 규제 제도 영향을 선제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예컨대 산업안전법, 화관법 등이 각 산업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파악하고, 장애가 되는 요소를 찾아야 한다. 정부는 단순히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제품개발과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부와 대한상의는 오는 19일 디스플레이 및 전자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제2차 전환기 업종별 미래산업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