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방지법 논의 재시동...구글, "수수료 인하" 맞불

과방위 관련 법안 심사 착수…구글은 국회에 수수료 인하 검토 뜻 전달

방송/통신입력 :2021/02/23 16:04    수정: 2021/02/24 13:05

구글이 자사 인앱결제(In-App payment) 수단만 강제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 논의가 다시 시작됐다. 그러자 구글은 입법 저지를 위해 '수수료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을 포함해 총 7건의 발의안이 논의 대상이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 앞서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때부터 과방위 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구글은 지난 해 9월 앱마켓 내 모든 디지털콘텐츠에서 1월20일부터 자사 결제 수단만 강제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제할 경우 거래금액의 30%에 해당되는 수수료가 부과된다. 

그 뒤 구글 측이 한국에서만 관련 정책 변경을 올해 10월까지 유예키로 하면서 법안 논의가 잠시 중단됐다.


■ 인앱결제 강제 미뤄졌지만, 여전한 이용자 피해 우려

하지만 자사 인앱결제 수단만 쓰게 하는 정책의 본질이 바뀐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 내에서는 관련 법안 논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30%를 일괄 적용하는 구글의 결제수단만 적용될 경우 수수료 규모가 적게는 885억원, 많게는 1천568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글의 일방적인 앱마켓 정책 결정으로 수수료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국내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또 과방위 더불어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승래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국내 앱 개발사들이 앱 등록거부, 심사지연, 삭제 등의 ‘갑질’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글로벌 공룡 회사들이 공정경쟁 구도를 개선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무엇보다 심각한 이용자 피해로 이어질 상황에 놓인 상황이다. 당장 국내 디지털 콘텐츠 사업자가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 것은 물론 이같은 피해가 이용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구글, 국내 수수료 인하 검토 제안했지만...

국회의 입법 논의가 다시 시작되면서 구글도 다급해진 모양새다. 구글 측은 지난주 과방위 소속 의원실을 찾아 인앱결제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애플이 지난해 11월 중소 개발사 대상으로 앱스토어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구글이 애플의 글로벌 정책을 본떠 국내에 별도 적용할 수 있다며 입법 저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과방위 한 관계자는 “구글이 본사와 협의를 거쳐 한국 내에서 다른 앱마켓 사업자보다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해볼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면서 “구글이 정한 30%의 수수료율보다 싸질 수는 있지만 언제든 수수료율은 다시 올릴 수 있고, 자사 결제수단 외에 외부 결제수단을 배제하는 것은 여전히 이용자 피해에 노출된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의원실마다 의견이 다를 수는 있어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구글의 보류한 유예기간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 보호를 위한 확실한 법안 논의는 계속 진행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형태의 법안이 발의돼 있고 앱마켓이라는 부가통신사업 영역 내에서도 특수 영역의 이용자 범위 등의 논의가 복잡하게 얽혀 이날 법안소위를 시작으로 추가적인 검토가 국회 내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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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한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두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소관 법을 두고 딴지를 걸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인터넷기업협회를 비롯한 디지털콘텐츠 관련 국내 협단체들은 “국회 과방위가 앱마켓의 부당한 결제방식 강제를 금지해 앱개발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면서 “여야 간 합의를 통해 그간 발의된 개정안 취지를 반영하고 법안심사를 마무리해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