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SW중심대학사업이 거둔 성과

전문가 칼럼입력 :2021/02/23 06:00    수정: 2021/02/23 13:50

이혁준 광운대SW중심대학사업단장

지난 2015년 소프트웨어(SW) 중심사회 구현을 슬로건으로 내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구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해 시작한 'SW중심대학지원사업'이 6년간의 1단계 사업을 완료한 8개 대학을 배출, 이제 2단계 SW중심대학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에 따라 그동안 정부예산 및 민간부담금 지원으로 운영된 혁신적 SW교육 프로그램 수혜 학생들이 본격 배출되고 있어, 이들의 사회진출에 따른 향후 우리나라 SW산업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이혁준 광운대 SW중심대학사업단장

'SW중심대학지원사업'이 그 동안 우리나라 SW인력 양성에 끼친 파급효과는 막대하다. 우선, SW인력 양적 확대와 질적 성장은 제4차산업혁명 물결에 적극 대응하고 SW중심사회를 구현하는 체계 구축의 밑거름이 됐고, 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뉴딜 사업을 위한 핵심 추진동력으로 SW 우수인재 공급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사업예산으로 확충 및 고도화한 실습환경을 기반으로 실습 내용이 강화된 교육과정을 이수한 SW 고급인력은 SW강국 대한민국 위상을 확립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둘째, SW전공 대학생들이 전공 교육에 임하는 자세 변화다. SW전공은 교육과정이 매우 고된 전공임에 틀림없다. 과거 각 대학의 교과과정내에서 우물안 개구리식 교육을 받던 학생들이 캠퍼스 외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비교과 프로그램들을 경험하면서 전공지식에 대한 실전적인 이해도가 높아지고 강한 동기부여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SW관련 기업들과 공동 수행하는 산학협력프로젝트, 해외 인턴십 및 연수 프로그램, 오픈소스SW 해커톤 및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들의 객관적인 전공 역량 수준, 산업계가 요구하는 업무 수행능력, 국제 수준 기술과의 격차 등에 대해 자각하는 계기가 됐고, 더 좋은 기회를 얻기위해 주도적인 노력을 기울이려는 바람직한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셋째, 우리나라 미래 사회의 중심이 될 젊은이들의 SW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 변화다. 'SW중심대학사업'으로 수행하고 있는 전교생 대상 기초 SW교육은 SW를 기반으로 하는 학제간 융합에 대한 가능성과 자신감을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는 SW 가치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SW에 대한 가치를 인정한다는 것은 곧 SW산업의 활성화로 연결돼 경쟁력 제고와 우수 인재 확보의 선순환 구조와 건전한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가 속한 광운대는 2017년에 지원 대상 대학에 선정돼 SW중심대학사업을 수행했다. 지난 4년간 광운대는 사업 수행을 위한 구조개편을 단행해 SW융합분야의 정규 학부를 포함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을 신설했고, 매년 20억원의 정부지원금과 10억여원의 민간부담금을 투입해 전교생을 대상으로 SW기초 교과목 수강 의무화(2과목/6학점), 8개 SW 융합 연계전공 신설, SW교육용 전용 건물 배정 및 SW실습 공간 및 기자재 확충 등의 전교적 차원의 SW융합 인재양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 전공 교육 강화를 위해 전천후 핵심 실무역량, 창의-융합적 사고, 비즈니스 리더십을 골고루 갖춘 SW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교과 및 비교과 과정들을 운영했다. 신입생의 신속한 전공 적응을 돕고 고학년의 고급 전공 교과목 수강 충실도를 높이기 위해 입학전 교육으로 SW예비대학, AB/F 학점제도, SW역량평가테스트, 여름/겨울 학교 집중 교육 등을 시행했고, 전공생들의 전공역량 극대화를 위해 오프소스 SW 사용 의무화 및 관련 교과목 운영, 전공 영어 교육 강화, 국내외 인턴십 파견, 창업교육 강화, 전주기적 산학협력 프로젝트 교과과정 운영, 2080 포트폴리오 구축 등을 운영했다.

특히, 산학협력 프로젝트는 모든 전공생들을 대상으로 3학년 2학기부터 4학년 1학기에 걸쳐 진행했고 60여 협력기업에서 프로젝트 주제를 제시받아 멘토링과 수행결과를 평가하는 '산업계 참여형 교육'을 지향했다. '2080 포트폴리오'는 1000 코드라인 규모의 중대형 프로젝트 20개, 250 코드라인 규모의 중소형 과제 80개를 수행해야 하는 전공 교과과정을 달성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통해 모든 전공생이 졸업전까지 충분한 분량의 SW 구현 경험을 쌓고 졸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포함한 모든 프로젝트 수행 결과는 개인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공개했다. 프로젝트 결과물 수준은 참여기업들 평가, 국내외 학술대회 우수논문 실적, 교외 해커톤 및 경진대회 수상 실적 등을 통해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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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운대는 지난 4년간 닦아온 기반을 토대로 의미있는 실적을 도출하고, 또 인공지능 분야 교육 강화를 핵심 내용으로 한 2년간의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 관련 전공 신설 및 교과과정 개편을 비롯해 실질적인 SW 전공자들의 취업률 향상 프로그램 운영, 국내외 유명 인공지능 관련 경진대회 수상 프로젝트 운영, 산업계의 교과과정 운영 참여 대폭 확대 등의 신규 사업 내용을 포함했다.

마지막으로, 'SW중심대학지원사업'의 지속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대학의 인력양성 프로그램은 단기간 성과로 전반적인 성과를 평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군입휴학 등을 감안하면 6년이 지난 후에야 수혜인력이 본격 배출되기 시작하며, 수 년 간에 걸친 성과 데이터가 축적돼야 진정한 성과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성과분석 결과에 따른 순환적 개선노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추가 수행기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6년간 사업수행만 하고 도중하차하면 그 시점까지의 공든 탑이 무너지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만다.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된 평가도 중요하지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옛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한국인이 어떤 사람들인가? 언젠가 구글 또는 페이스북과 같은 세계적인 스타 기업을 탄생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