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SW)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가간 패권 경쟁이 치열한 인공지능(AI)도 SW 일종이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을 관통하는 핵심 기술도 SW다. IDC에 따르면 국내 SW시장 규모는 세계 시장에 비해 미약하다. 지난해 기준 128억달러(약 15조원)로 추정된다. 세계 시장(1조3219억달러)의 1%가 안된다. 순수 SW기준 글로벌 100대 기업에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없다. 국내에 컴퓨터가 처음 들어온 지(1967년 4월) 40년이 넘었지만 글로벌 SW기업 탄생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지디넷코리아는 김정삼 과기정통부 SW정책관(국장)을 비롯한 산학연관 SW리더들을 초청, 국내SW산업의 현재를 짚어보는 좌담회를 개최했다. 좌담회에는 김 국장 외에 박현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 스프리) 소장, 송영선 한국상용SW협회장, 나연묵 한국정보과학회장, 신용태 한국정보처리학회장, 임규건 한국IT서비스학회장, 류재철 한국정보보호학회장 등이 참석했다. 좌담회는 지난달말 강남 아남타워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SW와 AI는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는 '소부장 산업'이라면서 국내SW가 우물안 개구리에서 탈피해 세계시장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작성에는 음성을 문서로 바꿔주는 마인즈랩 시스템이 도움을 줬다.
=사회(방은주 지디넷코리아 기자): 오늘 좌담회에는 국내 SW 분야를 이끄는 산학연관 리더들이 참석했다. 먼저 각 기관을 간략히 소개해달라.
▲김정삼 과기정통부 SW정책관(국장): 요즘 제일 많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대전환을 위한 디지털 뉴딜이다. 디지털 뉴딜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SW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많이 내놓았으면 한다. 작년말 시행한 SW진흥법에 따라 새로 형성될 국내 SW생태계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SW중심대학이나 인공지능(AI)대학원,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등 SW인재 양성도 우리가 맡고 있다. 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가상 융합 산업도 우리 국 소관이다.
▲신용태 한국정보처리학회장: 한국정보처리학회는 산학협력 모델을 실현한 국내 유일의 학술단체다. 1993년 1월 설립됐고 실용적 학문 연구와 학술 활동이 주 목적이다. 등록회원은 1만3000명이다. 약 50여 기업과 협단체도 법인 회원으로 있다. 전국에 5개 지회가 있고 분과위원회 15개와 IT시니어 봉사단과 장학사업본부도 운영하고 있다. 긴밀한 산학협력을 위해 다른 학회와 달리 학계와 산업계가 매년 번갈아 가며 회장을 맡는다.
▲류재철 한국정보보호학회장: 우리 학회는 SW 중 정보보호 분야를 특화해 1990년 12월 설립됐다. 지난해말 30주년 기념식을 했다. 약 6000명의 회원과 26개 연구회, 그리고 영남, 호남, 충청에 3개 지부가 있다. 1997년 설립된 한국정보보산업협회(KISIA)와 함께 정보보호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임규건 한국IT서비스학회장: 한국IT서비스학회는 2002년 IT 산업발전을 위해 설립됐다. 종신회원 314명과 정회원 766명 등 전체 67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기업도 100개곳 정도가 같이 활동한다. 요즘 디지털 서비스가 이슈다. 우리 학회는 IT기술을 서비스화해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박현제 스프리(SPRi) 소장: 우리 연구소는 과기부의 SW정책을 지원하는 역할이 주 임무다. 국가 SW정책의 중앙연구소 역할을 한다. SW산업 경쟁력 강화와 SW를 이용해 국가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 연구를 주로 한다. 2014년 3월 설립됐다. 작년 12월 10월부터 시행된 SW진흥법 8조 2항에 규정돼 있는 국가 연구기관이다.
▲송영선 한국상용SW협회장: 우리협회는 2006년 설립됐다. 국산 상용SW 솔루션 과 GS인증을 획득한 기업이 주 회원사다. 한컴, 안랩 등 210개 회사가 회원사다. 회원사 전체 매출은 연간 1조 4천억원이다. 총 직원 수는 1만5천명에 달한다.
▲나연묵 한국정보과학회장: 학회 36대 회장이다. 정보과학회는 1973년 3월에 설립됐다. 컴퓨터와 IT,SW,AI를 대표하는 국내 최대규모 학술단체다. 컴퓨터사이언스(CS)와 컴퓨터 공학, 전산학, 정보보호, 멀티미디어 등 정보보호 관련자들이 회원이다. 1월 현재 개인회원 4300명, 누적회원 약 3만4000명, 단체 특별회원 40여 곳이다. 대외적으로 한국 정보과학을 대표한다. IFIP라고 하는 국제정보처리학회의 정회원에 가입돼 있다. 국제정보올림피아드와 한국정보올림피아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도 주관한다. 학회 산하에 인공지능 등 6개 분과(소사이어티)와 프로그래밍 등 14개 연구회가 있다. 주요 시도에 지부가 있고, 형식적이지만 미국과 베트남에도 지부가 있다. CS 분야 세계적 컨퍼런스를 한국연구재단과 협력해 매년 열고 있다.
=사회: 국내 SW산업 현황부터 점검해보자. 통계를 보면 산업 현황을 알 수 있다. 국내 SW산업 통계는 어떤가.
▲박현제 스프리 소장: SW산업 통계는 스프리가 맡고 있다. 국내 ICT 산업은 ICT기기가 73.3%로 비중이 가장 높다. 이어 SW가 11.4%, ICT서비스가 15.3%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SW산업 비중이 매우 낮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는 ICT에서 SW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45%나 된다. 일본도 32%다. ICT산업 중 SW 비중은 생산액 기준 11.4%다. 종사자 기준으로는 30.8%(32만명)다. 명목 GDP에서 SW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3%다. GDP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은 4.8%다. 계속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SW산업의 부가가치율은 69.7%로 제조업의 2.4배(2018년 기준)다. SW산업의 고용유발 효과도 제조업보다 크다. 10억 원 당 고용유발효과가 7.2명으로 제조업(5.8명)보다 많다. SW 활용 수준은 미국 대비 21%~93% 정도다. 유틸리티가 높은 편으로 93%다. 또 2019년 OECD 발표 자료에 따르면 기업의 RFID 도입률은 45.7%로 세계 최고였다. ERP도 높았다. 세계 3위다. 하지만 빅데이터 활용은 세계 20위, 클라우딩 컴퓨팅은 세계17위였다.
=사회: 수치만 봐도 SW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국내 SW산업 경쟁력은 어떻다고 보나
▲나연묵 한국정보과학회장: 미국, 유럽, 중국, 일본, 한국 등 5개국의 기술 수준을 비교하면 5~10년전에 우리나라는 3등 정도다. 미국이 확고한 1등이다. 중국은 과거 4~5등에서 최근 2등으로 부상했다. 유럽, 일본, 한국은 오르락 내리락 한다. 세계 시총 톱10 기업은 모두 미국 기업이다. 세계 톱10 기업은 없지만 유럽은 오픈소스가 강하다. 리눅스를 만들었고, SAP의 ERP가 있다. 자동차 임베디드도 강하다. 일본은 주목받는 SW가 없는 대신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집중한다. 일본이 SW를 못하는 건 아니다. 선택과 집중을 잘 한다. 특히 게임 분야가 탁월하다. 하지만 일본은 아직 검색엔진이 없다. 우리나라는 원천(PL, 컴퍼일러 등)이 약하다. 그래서 시스템 SW가 약하다. 상용SW는 잘하는 것 같다. 웬만한 SW는 다 있다. 하지만 세계적 경쟁력이 있냐? 고 물으면 여기서 막힌다. 중국은 지식재산권(IP)을 신경쓰지 않고 데이터 보호도 없지만 세계 25위권에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기업이 들어가 있다.
▲신용태 한국정보처리학회장: 국내 SW기업 경쟁력은 만족스럽지 않다. 그만큼 해야 할일도 많다. 학계에 있으며 책임도 느낀다. 무엇보다 SW자체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부터 바로 잡았으면 한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경시하는게 문제다. 국내SW는 우물안 개구리다. 우물안 개구리로 즐기고 있는 산업 분야가 국내에 5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SW다. 전 세계 인터넷 콘텐츠를 100이라고 하면 한글로 돼 있는 콘텐츠는 0.6%에 불과하다. 영어가 65% 정도다. 한글만 고집하면 세계 콘텐츠의 99.4%를 못보는 거다. SW리포트닷컴을 보면, 세계 100위안에 들어가는 SW기업 중 한국 기업은 하나도 없다. 대부분 미국과 유럽기업이다. 이스라엘 기업은 한 곳 있다. 중국과 일본도 없다. SW강국이 되려면 최소한 세계적인 SW기업이 있어야 한다. SW는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Integration Oriented, Product Oriented, Service Oriented다. 이중 프러덕트형이 순수 SW기업이다. 이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나 네이버, SI업체는 순수 SW기업이 아니다. 우리가 글로벌 SW기업이 없는 것은 우리 문화와 언어, 의식과도 관계가 있다. SW를 만들때는 선언과 정의가 중요하고 그 순서도 중요하다. 순서가 바뀌면 목적과 수단이 혼동이 된다. 수단(How)이 목적(What)을 앞설 수 없다. 영어권은 결론을 먼저 말하지만 우리는 결론을 맨 나중에 말하는 습관이 있다. 언어와 문화, 습관 차이가 영어권인 서구가 SW에 더 유리한 점이 있다고 본다.
▲송영선 상용SW협회장: 국내 SW산업이 디지털 전환으로 기회를 맞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인터넷을 기반으로 많은 닷컴이 등장했다. 네이버, 카카오도 그때 나온 기업이다. 디지털 전환도 인터넷 시절과 같은 호기라고 본다. 우리 협회 소속 SW기업이 210개다. 매출이 대부분 50억~100억원 사이다. SW는 매출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다. 제품을 팔아 지속적으로 유지관리를 하면 매출 대비 이익이 100%가 될 수 있다. 현재 국내 SW기업들은 현 제품을 클라우드로 판매 할 지 고민이다. 자칫 기존 매출이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우리보다 클라우드 기반 사스(SaaS)가 활성화 돼 있다. SW개발도 애자일(agile)로 해 효율성이 높다. 우리는 개발환경 서버가 부족한 편이다. '파스타'를 이용하면 쉽게 코딩하고 디플로이 할 수 있는데 잘 안 알려져 있다. 클라우드 리딩기업 단체인 클라우드네이티브에 가입한 국내 기업도 꽤 된다. 내가 창업한 인프라닉스는 뉴욕에 별도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미국 기업과는 AI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시장을 북미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SW기업도 해외로 나가야 한다. 클라우드가 있어 이게 가능해졌다. 클라우드 때문에 국내와 해외로 시장을 구분하는게 의미가 없는 시대가 됐다.
▲박현제 스프리 소장: 100대 글로벌 SW기업에 한국 기업이 없다고 하지만 IT서비스는 100위안에 3개가 들어가 있다. SW기업을 어떻게 볼 것이냐에 따라 국내기업의 SW분야 글로벌 순위가 달라진다.
▲김정삼 과기정통부 국장: 우리나라는 시장 자체가 작다. 특히 수요자들은 괜찮은 레퍼런스를 많이 갖고 있는 외산 소프트웨어를 쓰려는 경향이 있다. 디지털 뉴딜로 국내SW기업이 어떻게 더 도약할 지 고민해야 한다. 클라우드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는 지 여부가 국내SW산업 경쟁력 확보에 갈림길이 될 것이다. 생태계 변화에 맞춰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다시 재구성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류재철 한국정보보호학회장: 국내 정보보호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으로 약 10조원 정도다. SW보안이 3조, 물리보안이 7조원이다. 일반 SW가 세계 시장의 1%가 채 안된다고 했는데, 국산 SW보안은 약 2% 정도다. 보안제품평가제도라는 SW보안분야의 고유한 특성 때문이라 생각한다. 정보보호기업 모임인 KISIA에 약 200개 업체가 속해 있다. 이들의 매출 규모는 100억 이하가 130개, 1000억 이상은 17개로 미약한 편이다. 수출도 1000억원 정도다. 글로벌 정보보호기업이 되려면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한국은 다양한 정보보호 SW를 자체 개발한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다.
▲임규건 한국IT서비스학회장: 국내 경쟁력은 어느 정도 되지만 글로벌 경쟁력이 문제라는데 동의한다. 우리나라 SW인력이 세계적인 기업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에 글로벌 SW기업은 아직 없다. SW를 패키지와 IT서비스로 구분할 때 IT서비스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다. 순수 SW는 패키지SW고 이 중 기업SW 핵심은 ERP다. 이 부분을 간과한 것이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잃은 원인이 아닐까 한다. 글로벌 경쟁력이 있으려면 자본력도 중요하다.
▲송영선 상용SW협회장: 국산 상용SW가 어디에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파악이 안되는 것도 문제다. SW저장소와 SW스토어씨앗, SW산업정보시스템, SW자산뱅크 등 SW관련 포털들이 따로 따로 움직인다. 조달시장에도 SW 목록이 있지만 겹치거나 SW 분류가 잘못돼 있는 경우가 있다. 국산SW가 글로벌 패키지로 도약하려면 우리가 어떤 패키지를 어디서 얼마나 쓰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우리 협회가 2년전 상용SW와 클라우드를 결합한 'SW구름' 포털을 만들어 국산 상용SW가 어디에 얼마나 사용하는지 파악하려 했지만 할 수 없었다.
▲박현제 스프리 소장: (매출 등 SW관련 정보를) 현재 여러 기업에서 받고 있다. 디렉토리 정보 등재 작업을 새로 하려 하고 있다.
▲신용태 한국정보처리학회장: 용어나 개념을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다. 여러 비슷한 기능을 모아놓은 SW가 패키지SW다. 그런데 우리는 제품으로서 존재하는 SW를 패키지SW로 인식하고 있다. 용어부터 잘못됐다. 첫 단추부터 잘못된거다. CS방식, 웹방식, 모바일도 그렇다. 이렇게 개념이 잘 안돼 있으면 정책에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클라우드의 본질적 철학은 투명성이다. SW에서 투명성이 중요한데 때로는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송영선 한국상용SW협회장: 그런 면이 있다. 상용SW 반대는 오픈SW가 아니다. 무상SW다. 또 오픈SW 반대는 클로즈 SW다. 오픈SW를 잘 활용해 업종별 노하우를 자동화해 고객에 라이선스로 공급하는게 상용SW다.
=사회: 논의가 국내 SW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글로벌 SW기업 탄생으로 모아진 것 같다. 국내서 글로벌 SW기업이 나오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신용태 한국정보처리학회장: 어려운 문제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우선 기본부터 제대로 잡아야 한다. 인재들은 주요 국가 대비 경쟁력이 우수하다. 교육이 유행에 흔들리는게 문제다. 업그레이드가 중요한데, 늘 리셋(Reset)을 한다. 비슷한 내용도 수정 및 발전시키기보다 늘 새로 시작하려 한다. 경쟁력은 축적에서 나오는데 이러니 축적이 될 수 없다. 또 연계를 해야 하는 일에 통합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인력 양성만 봐도 그렇다. 대학 지원을 하며 학과를 신설하거나 통합하라고 구조조정을 요구한다.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면 되는데 굳이 학과 통폐합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출구 정책이 없는 것도 문제다. 입구 정책은 강한데 출구 정책은 전무하다. SW도 그렇다. 출구가 약하다. 플레이어들이 너무 많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SW도 M&A를 활성화해 뭉쳐야 한다. 특정 분야 SW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국가적인 그랜드 SW프로젝트를 론칭했으면 좋겠다. 예를들어, 제조 관련 SW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했으면 한다. AI+X를 이야기 할때도 AI가 중요한 게 아니라 X(도메인 산업)가 중요하다. SW인력에도 문제가 있다. 짬밥 문화가 있고 개발자 생명 주기가 짧다. 개발자, PM, 컨설턴트, 감리사 등 이런 루틴한 구조속에서 SW 노임단가가 짬밥으로 돼 있다 보니 실력(기술력)보다 몇 년 근무했는지를 본다. 어떤 스페셜리티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SW 직업의 종류가 다양하다. 그동안 제너럴리스트를 많이 키웠는데 스페셜리스트, 특히 하이퍼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하다. 대학도 기본과 기초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보이는 응용 교육만 중시하면 안된다. 수조원대 SW뉴딜펀드를 만들어 M&A 등으로 규모를 키워 나스닥에 국내 순수SW기업들이 상장하는 사례가 나왔으면 한다. 박찬호와 박세리, BTS가 국내 SW업계에도 있어야 SW붐이 일어난다.
▲나연묵 한국정보과학회장: SW 정의가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나는 국내 SW시장을 57조라고 보는데 동의한다. SI가 30조, 인터넷 등 서비스가 10조, 게임이 10조, 패키지SW가 7조원 정도 된다. 글로벌 SW기업을 이야기할때 네이버나 카카오를 포함하지 않으면 안된다. 인터넷 신산업은 글로벌 기업이 나올 수 있는 유력한 분야다. 국내 SW가 글로벌 시장으로 가려면 기능과 성능 보완이 꼭 필요하다. 지재권도 보완해야 한다. 우리나라 DB시장이 잘 나가지만 지재권 등으로 마음껏 해외에 못나가는 경우가 있다. 오픈소스 커뮤니티도 더 활성화 돼야 하고 오픈소스 라이선스를 피해가는 것도 검토돼야 한다. 클라우드는 국내 SW시장에 약 이자 독이다. 약은 해외 진출 호기다. 뱅크샐러드 같은 데가 성공 사례다. 코로나 사태에도 매출이 크게 늘었다. 독은 외산 업체 의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아마존 종속으로 가면 당장은 약이지만 나중에 독이 된다. 네이버 같은 기업이 아마존에 대응해 유럽이나 미국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해외로 나가야한다.
▲송영선 상용SW협회장: 네이버와 카카오는 SW기업이 아니라고 본다. SI기업들은 글로벌로 성장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SW기업이 아니다. SW회사가 성장하는 세 단계가 있다. 자기 회사에서 SI로, 이어 서비스로 간다. 국내SW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무엇보다 상용SW기업에 좋은 인력이 오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공시장에서 제 값을 주는게 중요하다. 대부분 상용SW기업들은 공공시장 개발SI사업으로 먹고 산다. 기존 맨먼스 방식에서 펑션포인트 방식으로 전환됐지만 아직도 맨먼스 형태도 남아있는 곳이 있다. 상용SW를 구매해 사용하고 유지관리하는 체제로 가는 게 바람직 하다. SW 원격 개발도 정착돼야 한다. SW진흥법의 원격지 개발과 상용SW 구매 활성화가 제대로 시행되게 당국이 모니터링을 잘 해줬으면 한다.
▲임규건 한국IT서비스학회장: 글로벌 SW기업이 탄생하려면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인위적으로는 어렵고 자발적으로 이뤄져야한다. 요소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갑자기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어렵다고 본다. IT서비스가 경쟁력이 있다고 보면 미국 같은 선진국보다 제 3국 시장을 봐야 한다. 또 하나는, 순수 SW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하지만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HW기반 임베디드SW도 있다.
▲박현제 스프리 소장: SW가 각 분야에 녹아 들다보니 모든 기업이 SW기업이 되고 있다. 도메인 분야가 성장하면서 SW가 같이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SW를 패키지나 IT서비스로만 한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플랫폼 경제라고 하는데 SW가 서로 유기적으로 연동해 큰 서비스를 만드는 거다. 구글 같은 기업이 이런 기업이다. 우리가 이런 걸 만들지 못하면 종속되는 거다.
▲김정삼 과기정통부 국장: SW기업과 SW경쟁력 향상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 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협업을 통해 SW기업들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중소SW기업의 해외 진출이 어려운데 그나마 가능한 것이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로 나갈때 국산SW가 같이 나가는 거다. 이게 현실적인 모델이다. 국내 SW기업이 스케일업해 대표기업으로 성장하는 프로그램이 부족 했다고 본다. 성공하는 스타 SW기업이 필요하다. 디지털 대전환과 뉴딜을 계기로 국내 SW기업이 한단계 더 성장했으면 한다. 과기정통부도 이를 고민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고도화 연구개발(RD)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 조달 규모가 130조원이다. 여기에 혁신SW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상생할 수 있는 협업 프로그램도 필요하다고 본다. 전문 SW기업이 뿌리고 기반이니 이들이 성장해야한다.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사태를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SW가 모든 산업의 소부장 역할을 하는 만큼 전략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SW 몇개 모델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사회: SW와 AI간 관계를 짚어보고 오늘 토론회를 마무리하겠다. AI는 알고리즘이고 SW의 일부다. 정부가 2019년말 AI강국을 선언하며 생태계 조성과 산업육성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SW와 AI간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신용태 한국정보처리학회장: 우리는 자기를 싫어하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AI와 SW를 분리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궁극적으로 향후 SW는 두 가지가 될 거다. 'SW without AI'나 'SW With AI'다. 어떤 SW는 스마트화할 필요가 있고, 어떤 SW는 스마트화할 필요가 없다. SW가 스마트해지는 것이 AI 역할이다. AI에는 우리 의식과 생각 방식이 그대로 알고리즘화 된다. 그만큼 글로벌 표준에 맞는 문화와 의식이 중요하다. 미국 대통령 임기는 취임식 할 때인 정오에 시작되지만 우리는 자정에 시작된다. 이런 의식과 문화 차이가 알고리즘 차이를 낳는다. AI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양적인 투자보다는 보다 세심한 사고와 접근이 필요하다.
▲나연묵 한국정보과학회장: AI인력이 부족한 건 맞다. 사회를 디지털 전환시키는 관점에서 AI기업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스마트가 붙는 모든 것이 AI다. 자율차도 스마트카도 간다. AI가 도메인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AI+X' 관점에서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AI가 새로운 분야가 아닌 건 확실하다. 국내 상황을 보면 AI 원천기술이 약하다. SW와 AI, 이 두개로 나누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SW의 특화된 분야가 AI라고 보는게 맞다. 특히 융합 인력을 많이 교육하고 양성해야 한다.
▲임규건 한국IT서비스학회장: AI 구현은 SW로 한다. 정부가 최근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를 시행했다. 앞으로 공공은 3년안에 클라우드로 대부분 전환하는데 SW기업들이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를 적극 활용해 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였으면 좋겠다.
▲류재철 한국정보보호학회장: 정보보호도 SW의 한 분야로 분류됐으나 지금은 SW에서 독립해 ICT의 한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AI가 SW에서 독립해 별도 분야로 간주될 지는 앞으로 AI가 어떻게 발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AI에 너무 지나치게 투자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조율될 거라 생각한다.
▲박현제 스프리 소장: 좋은 AI엔진을 만들려면 좋은 SW 엔지니어가 있어야 한다. AI인력이 없는 것 이전에 SW인력이 없다. SW교육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자산인데 왜 가르치려 하지 않나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초중고 SW 교육 시간(시수)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수학과 과학은 열심히 가르치는데 SW는 왜 그렇게 교육하지 않나.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유사한 시간의 SW교육을 시켜야 한다. 초중고부터 SW를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 체재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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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삼 과기정통부 국장: AI는 SW를 기반으로 하는 SW의 일부이자 핵심영역으로 접근해야 한다. SW라는 뿌리를 튼튼히 제대로 키워야 한다."
▲송영선 상용SW협회장: AI 이전에 SW가 잘돼야 한다. 그러려면 SW를 자산가치로 인정해줬으면 한다. 금융권이 SW를 자산으로 인정해주지 않아 SW기업들이 자산 평가시 불이익을 보고 있다. SW는 내용 연수가 없다. 그럼에도 제조업처럼 5년이 되면 감각 상각을 해야 한다. SW를 감가상각하면 회계처리상 무형자산이 된다. 회계상 무형자산은 0원이다. 유지보수가 발생하는 제품임에도 0원으로 처리되는 되는 모순이 발생한다. 국내 SW기업이 글로벌 시장에 가려면 스케일업을 해야 하는데 스케일업을 위해서도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