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전기차를 운전하면 전비(전기차 연비)가 24% 줄어든다는 전망이 나오자, 전기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더 커졌다.
하지만 최근에 출시하는 전기차는 겨울철 주행 시 배터리의 효율을 높여주는 ‘히트펌프’ 시스템을 장착하는 만큼, 보다 넓은 관점에서 전기차를 바라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전기차 전비가 겨울철에 24% 줄어든다는 분석결과는 최근 배포된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설 연휴 장거리운전 안전대책 연구’를 통해 나왔다.
현대해상에 따르면, 현대차 쏘나타 내연기관차량과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기차로 서울부터 여주까지 77km를 주행했는데, 내연기관차는 도심 주행보다 고속도로 주행 시 연비가 33% 향상됐지만, 전기차는 고속도로 주행시 오히려 24% 감소했다는 분석결과를 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전기차로 겨울철 장거리 운전시 배터리 소모가 큰 주원인은 기온 하강에 따른 배터리 성능 저하로 분석했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면 브레이크를 많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배터리 회생에너지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태풍급 강바람 속 모델 Y 롱레인지...주행해보니 공인 전비보다 높아
지디넷코리아는 지난달 28일과 이달 5일 두 차례 테슬라 모델 Y 롱레인지와 모델 Y 퍼포먼스 모델을 시승했다. 지난달 28일 시승때는 전국에 태풍급 강바람이 몰아쳐 영하의 날씨가 유지됐었고, 이달 5일에는 상대적으로 포근한 날씨였다.
지난달 28일 시승 당일에는 경기도 스타필드 하남에 있는 테슬라 슈퍼차저부터 강원도 강릉을 거쳐 강원도 원주 슈퍼차저까지 320km를 무충전 주행했다.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등을 이용했는데,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오르막과 내리막이 자주 등장하는 구간이다. 또 태풍급 강바람 때문에 바깥 온도는 평균 영하 6도를 유지했다. 전기차를 주행하는데 있어서 최악의 조건이었다.
320km를 주행한 후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에 있는 전비를 보니 177Wh/km로 표기됐다. 이는 1KWh당 약 5.65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히터를 작동시키고 해제하는 과정을 반복해서 나온 결과다.
해당 전비는 정부 공인 고속도로 전비(5.2km/kWh)보다 약간 높게 나왔다. 테슬라 모델 Y 롱레인지의 복합 전비는 5.4km/kWh다. 300km 넘는 장거리 주행을 해도 전비에 큰 손해를 끼치지 않은 것이다.
이같은 전비가 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히트펌프와 도로 규정 속도 주행이다. 차량 내부 온도와 탑승객의 컨디션에 따른 히터 조절로 인한 전비 변화를 생길 수 있지만, 무리하지 않게 주행하면 누구나 이와 같은 전비가 나올 수 있다. 영햐의 날씨에도 배터리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히트펌프 시스템의 특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달 초 모델 Y 퍼포먼스를 주행했을 때는 평균 10도를 오고 내릴 정도로 날씨가 포근했다. 서울부터 공주, 파주 등을 오고가며 400km를 무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었다. 이 때 나온 전비 결과는 6.5km/kWh였다. 모델 Y 퍼포먼스의 공인 복합 전비는 4.8km/kWh며, 고속도로 전비는 4.7km/kWh다.
최근 출시한 전기차 비교분석 테스트 활발해져야
현대해상이 진행한 전기차 테스트에 동원된 차량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이다. 현재 현대차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전 모델을 단종시켰다. 앞으로 현대차가 아이오닉 브랜드에 기반한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국내에는 이미 다양한 전기차들이 나왔다. 푸조 공식수입원 한불모터스와 르노 등은 합리적인 가격대를 갖춘 전기차를 지난해 출시하기도 했다. 전기차에 대한 범위가 더 넓혀지고 있기 때문에, 좀 더 합리적인 전기차 겨울철 주행 테스트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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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자신이 타고 있는 차에 히트펌프가 없다면, 겨울철 주행 시 불리할 수 있다. 업체와 정부 등이 좀 더 쉽게 소비자들을 위한 겨울철 주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소비자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EV 저공해차 통합누리집’ 홈페이지 ‘구매 및 지원-저공해차 구매보조금 지원’ 란에 현재 판매중인 전기차들의 보조금 현황과 상온과 저온 주행 가능거리를 표기하고 있다. 저온 주행거리의 경우 영하 6.7도 이하를 기록했을 때 갈 수 있는 주행거리 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