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씨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인물이다. 간단하다는 것은 외부로 보이는 그의 이미지가 그렇다는 의미다. ‘철새’이거나 ‘정의와 자유의 사도’이거나. 어느 쪽이든 그는 그렇게 보인다. 그리고 그건 보는 사람 자유다. 복잡하다는 것은 그의 내면세계가 그렇다는 뜻이다. 그는 아마 그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할 것이다. 허나 외부로 비치는 이미지에 대해선 헷갈려할 수 있다.
금태섭씨는 어쩌면 외부로 비치는 이미지에 대해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신이 정의와 자유의 사도라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뭐라 하든지 자신은 옳은 길을 가고 있다고 믿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는 자신이 외부로 비치는 모습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어 할 수 있다. 정의와 자유의 사도로서 양심에 입각해 한 행동이나 발언이 부정당할 때 특히 그럴 것이다.
금태섭씨는 그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하필이면 더불어민주당에서 겪었다. 자신은 정치인으로서 소신을 가지고 민주주의의 진전과 국가 경제의 발전을 위해 행동하고 발언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절망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의 선택은 다들 아는 대로다. 절망스러운 바위를 깨뜨리는 것이다. 혼자 힘으로는 안 되는 것을 잘 아니 가능한 한 모든 힘을 규합하는 방식으로다.
금태섭씨의 그런 행동과 판단은 순수함의 발로다. 믿는다. 하지만 세상은 그것을 꼭 순수한 것으로만 보지도 않고 그 수순함이 절대선도 아니라는 걸 금태섭씨가 알았으면 한다. 그를 철새라고 보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건 금태섭씨도 잘 알 것이다. 최소로 잡아도 적잖게 천만 명 이상은 될 것이다. 그를 정의의 사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물론 많을 것이다. 천만 명이 넘을 지는 잘 모르지만.
금태섭씨는 그래서 더 큰 정치인 되고자 한다면 ‘정의의 이미지’보다 ‘철새의 이미지’를 고민해야 한다. ‘정의의 이미지’는 더 내세우지 않아도 그게 진실한 것이라면 결국 낭중지추처럼 드러난다. 우리가 봐온 큰 정치인들이 그렇지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인동초에 전율하는 이유가 분명 있지 않겠는가. 그 반대편에 철새 정치인도 많이 봤지 않은가. 더불어민주당을 떠나기 전까지 경멸했었을.
금태섭씨한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사실 허망한 일이다. 그는 직업적인 정치인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업으로서 정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다. 그는 정치인이라기보다는 어찌 보면 심판자에 더 가깝다. 늘 자신은 정의롭다고 믿기 때문이다. 밥 먹고 다른 사람을 벌주는 게 일인 검찰이나, 밥 먹고 자신 외에 모든 타인을 비판하는 게 밥벌이 수단인 진중권씨 같은 평론가들처럼.
정치는 검찰이나 평론보다는 어쩌면 사업에 가깝다. 좋은 정치인과 좋은 사업가는 여러 가지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비전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그 창조를 위해 끊임없이 과거를 돌아보며 성찰하고 현재의 모든 존재요소를 따뜻하게 품어 통합하며 조금씩 길을 열어간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행한 모든 결정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 때론 그 책임이 가혹해 기꺼이 목숨까지 내다 던진다.
금태섭씨가 그런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긴 하지만 정치는 계속할 듯하다. 서울시장에도 출마했다. 그의 앞길이 탄탄하길 바란다. 또 그가 앞서 갔던 3류 정치 철새의 전철을 밟지 않기 바란다. 그런 바람과 기대와 응원으로 금태섭씨가 대답해줬으면 하는 게 있다. 그가 이미 숱하게 봤던 3류 정치 철새와 어떤 점에서 무엇이 다른지 알고 싶다. 그래야 그도 더 떳떳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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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가 한때 소속됐었지만 지금은 버린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향후 비전과, 그가 이제 소속하고자 하는 다른 당, 혹 그게 없다면 그가 스스로 만들고자 하는 당의 그것이 어떻게 다른 지 설명하면 된다. 다를뿐더러 더불어민주당보다 새 곳의 비전과 그 실행 능력이 우수할 수 있음을 프리젠테이션 하면 된다. 모든 3류 정치 철새는 이 과정을 스킵했다.
더 간단한 방법은 국민의당이나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보다 무엇이 더 좋은지 국민한테 설명할 수 있으면 된다. 더불어민주당만 아니면 된다는 소리는 무책임하다. 그런 허접한 말을 하는 후보는 스스로 수권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실토하는 것에 불과하고 국민을 우습게 안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일 뿐이다. 그걸 설명할 수 없다면 잠깐 요동치는 정세에 편승해 날고자하는 철새에 불과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