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저축은행 업계에 큰 장이 설 전망이다. 금융위원회가 조만간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하면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금융권 전반이 포트폴리오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주요 금융그룹이 저축은행 인수에 뛰어들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역 금융기관의 건전한 발전을 목표로 저축은행 M&A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19일 공개한 '2021년 업무계획'에서 재무건전성 등 일정요건을 충족하는 저축은행에 한해 영업구역을 확대하는 합병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대신 저축은행 모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회피하는 사례에 대해선 엄정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규제에선 동일 대주주가 3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고, 다른 지역으로 영업구역을 넓히기 위한 합병 또한 금지되는데 이를 완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간 저축은행 업계는 규제 완화를 요구해 왔다. 은행 규모 차이에 따른 양극화와 상호금융조합의 영업 반경 확대, 디지털 금융의 확산 등으로 지방 소규모 저축은행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이유다.
저축은행 매각 작업도 지지부진한 양상을 띠고 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민국과 대원, 스마트, 유니온, 머스트삼일, 대야저축은행 등 10여 곳이 잠재 매물로 거론되나, 이들 모두 아직까지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상태다. M&A 규제에 선뜻 손을 내미는 곳이 없었던 탓이다.
이 가운데 금융위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면 이들 은행의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대형 금융지주가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추가하거나 기존 사업 역량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들이 공격적인 베팅에 나설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JB금융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지난해 JT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JB자산운용, JB우리캐피탈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저축은행은 따로 두지 않은 만큼 사업을 다각화하고 지역 영업 기반을 바탕으로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취지였다. 따라서 올해도 M&A가 본격화되면 JB금융 측이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다른 한편에서는 이미 저축은행을 보유한 주요 금융지주가 추가 인수를 저울질하는 중이란 소문도 들린다. 이들의 저축은행이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1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는 등 실적 기여도가 커지자 사업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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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규제가 완화되면 지지부진했던 저축은행 매각 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려는 금융그룹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규제 완화 시 업권 내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등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금융위가 이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