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서 우버로 옮겼다가 영업비밀 유출 혐의로 징역 18개월 형을 선고받았던 앤서니 레반도우스키가 임기를 하루 남긴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조치로 풀려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하루 전인 19일(이하 현지시간) 무더기 사면 조치를 단행했다고 엔가젯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는 20일 정오에 종료된다.
이날 트럼프는 자신의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비롯해 상당수 인물들을 사면했다. 배넌은 지난해 8월 기부금 사취 혐의로 체포됐다.
배넌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후원자인 엘리엇 브로디도 포함됐다. 브로디는 해외 로비 혐의에 유죄를 인정했다.
이들과 함께 앤서니 레반도우스키도 사면 대상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레반도우스키는 지난 해 구글과 우버간의 기술유출 간의 소송을 촉발한 인물이다.
레반도우스키, 구글 자회사 웨이모 영업비밀 우버에 넘겨
레반도우스키는 지난 해 구글과 우버 간의 영업비밀 유출 소송을 촉발한 인물이었다.
구글 자회사 웨이모에 근무하던 레반도우스키는 2016년 웨이모를 퇴사한 뒤 ‘오토’란 회사를 설립했다. 오토는 자율주행 트럭 전문회사였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이 회사를 우버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은 6억8천만 달러였다. 회사 매각 이후 레반도우스키는 우버에 합류해 자율주행사업을 이끌었다.
그러자 구글이 곧바로 우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레반도우스키가 오토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웨이모의 극비 파일 1만4천개를 빼갔다는 것. 자율주행차 관련 영업 비밀 절도 혐의였다.
소송은 2018년 2월 시작됐다. 소송 과정에선 레반도우스키를 영입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우버 내부 문자 메시지도 공개됐다. 공개된 문자는 레반도우스키가 오토를 창업하기도 전에 우버 내부에서 공유된 것이었다.
우버와 웨이모는 이 문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하지만 곧바로 법정 밖 화해로 끝냈다. 우버가 웨이모에 2억4천500만 달러를 지불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피터 티엘·팔머 릭키 등 실리콘밸리 거물 기업자들이 사면 청원
그것으로 끝난 게 아니었다. 웨이모와 합의로 소송을 끝낸 구글은 레반도우스키를 상대로 중재 재판을 신청했다. 이 재판 패널들이 레반도우스키에게 1억7천900만 달러 벌금을 부과했다. 중재는 일반 재판과 달리 단심으로 끝난다. 이에 따라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이 승인하면서 1억7천900만 달러 벌금이 최종 확정됐다.
레반도우스키는 또 지난 해 8월 형사소송에서 징역 18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판사는 “내가 본 것 중 최대 규모의 기업 비밀 사건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날 레반도우스키를 전격 사면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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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가젯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레반도우스키는 자기 행동에 대해 엄청난 대가를 치뤘다”면서 “앞으로 자신의 재능을 공익을 향상시키는 데 전력 투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피터 티엘과 오큘러스 VR 창업자인 팔머 럭키 등이 레반도우스키 사면 청원을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