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한 때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았던 자율주행차 사업을 매각했다. ‘우버의 미래’를 인수한 것은 실리콘밸리의 신예강자 오로라다.
우버는 7일(현지시간) 자율주행사업부문인 어드밴스트 테크놀로지스 그룹(ATG)을 오로라에 팔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율주행차는 공동창업자인 트래비스 칼라닉이 공을 들였던 사업이었다. 2015년 이후 5년 간 ATG에 투자한 금액만 10억 달러를 웃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 사업에 공을 들였던 우버가 왜 미래 성장동력을 매각했을까? 우버의 내외부 상황을 들여다보면 해답이 나온다.
2015년부터 자율주행 투자…이런저런 논란 끝에 결국 매각
내부적으론 자율주행차 사업을 강하게 밀어부쳤던 트래비스 칼라닉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게 컸다. 우버 공동창업자인 칼라닉은 이런 저런 구설수에 휘말리면서 2017년 6월 CEO에서 물러났다.
칼라닉 후임인 다라 코스로우사히 최고경영자(CEO)는 수익성 높은 핵심 사업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코스로우사히느 차량공유와 식품 배달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외부 상황도 여의치 못하다. 올들어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우버의 경영 상황도 녹록한 편이 못된다.
자율주행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런저런 문제가 불거진 점도 우버에겐 부담이었다.
2017년엔 구글 자회사인 웨이모가 우버를 제소했다. 웨이머 전 직원인 앤소니 레반도우스키가 우버로 옮기면서 기업 비밀을 유출했다는 게 소송 이유였다.
이듬해인 2018년엔 우버의 자율주행 트럭이 사람을 치는 사고가 발생해 논란이 커졌다.
게다가 자율주행은 단기 성과를 기대하기 힘든 분야다. 이 분야에 계속 투자하기엔 다소 버거운 상황이었다.
결국 이런 상황이 겹치면서 우버는 한 때 ‘미래성장동력’으로 기대를 걸었던 자율주행사업을 매각하기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오로라 지분 인수하면서 재개 여지는 남겨놔
하지만 이번 매각은 우버가 자율주행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보긴 힘들다. 우버는 ‘미래 동력’인 ATG를 매각하면서도 완전히 인연을 끊지는 않았다. ATG를 인수한 오로라에 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덕분에 우버는 오로라 지분 26%를 갖게 됐다. 도요타, 덴소,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와 우버 직원들도 추가로 14%를 보유하게 된다. 우버 관련자들이 오로라 지분 40%를 갖게 된다는 의미다.
결국 우버 입장에선 자율주행차에 '일단 멈춤’ 신호를 넣긴 했지만, 필요한 순간이 되면 언제든 다시 올라탈 준비를 해놓은 셈이다.
오로라는 실리콘밸리의 떠오르는 신예 강자 중 하나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바이튼, 폭스바겐 등이 오로라에 투자를 했다.
이번에 우버 ATG를 인수하면서 오로라는 또 한번 주목받게 됐다.
관련기사
- 우버 자율차사업, 현대차 투자한 오로라에 매각2020.12.08
- 벼랑 끝 우버·리프트, 美 대선날 극적으로 부활2020.11.05
- 우버 "2040년까지 모든 차량 전기차로 교체"2020.09.09
- [김익현의 미디어 읽기] '코로나19 사태' 보도하는 어느 기자의 비망록2020.03.10
미국 인터넷언론 악시오스는 “오로라가 자율주행 트럭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우버 ATG 인수를 계기로 자율주행 차량공유 사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 차량 공유 사업은 일본업체인 도요타가 유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