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독자기술 기반 연료전지 발전시스템 가동 시작

동서발전·덕양과 울산서 1MW급 시스템 시범운영…年 8천MWh 생산

현대자동차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스템을 통해 1년에 약 2천200세대에 공급가능한 전력을 생산한다. 수소전기차 '넥쏘'의 차량용 연료전지 모듈을 발전용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는 20일 한국동서발전·덕양과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의 준공식을 개최하고 향후 2년간 시범 운영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된 준공식엔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사장,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 이현태 덕양 대표, 송철호 울산시장이 참석했다.

3사는 앞서 2019년 4월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범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 울산 화력발전소 내 1메가와트(MW)급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울산 화력발전소 내에 위치한 현대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 시스템.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가 개발한 1MW급 연료전지 발전 시스템은 500킬로와트(k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컨테이너 모듈 2대로 구성됐다.

이 설비는 울산지역 석유화학 단지에서 생산한 부생수소를 수소 배관망을 통해 공급받는다. 여러 대의 넥쏘 수소전기차 파워 모듈을 컨테이너에 탑재하는 방식이다.

연간 생산량은 약 8천메가와트시(MWh)로 이는 한 달 사용량 300킬로와트시(kWh) 기준 약 2천200세대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향후 컨테이너 대수에 따라 공급량 확장도 가능하다.

이전 연료전지보다 출력 조절도 빠르다. 현대차의 차량용 연료전지 기술이 적용돼있어 실시간으로 전기 생산량을 빠르게 조절해 효율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단점인 전력수급 변동성의 문제도 보완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 브랜드 'HTWO' 로고. 사진=현대차그룹

3사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국내 연료전지 발전 시장의 부품 국산화율을 대폭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는 대부분 해외기술 기반이어서 부품 교체·유지 비용이 높았다"며 "향후 시장이 확대된다면 발전용 연료전지 가격과 더불어 수소전기차 가격 하락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이번 사업은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발전사와 함께 필드에서 설비 운영에 대한 경험을 쌓는다는 점에서 매우 깊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성공적인 시범사업을 통해 상업화를 이루어 연료전지를 타 산업에 확대 적용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소 산업 확대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박일준 동서발전 사장은 "이번 시범사업이 완료되면 국내 대용량 연료전지 시장에 국산 설비 도입이 확대되고, 수소연료전지 부품 국산화를 통해 수소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그린뉴딜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일자리 창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연료전지 브랜드 'HTWO' 론칭 계획 등을 담은 '2025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회사는 2030년까지 연료전지 70만기 판매를 목표로 글로벌 연료전지 사업과 수소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