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A 망원경, 고대 은하 충돌 포착…거대한 가스 뿜어내

과학입력 :2021/01/12 09:57

두 개의 나선은하가 초기 우주에서 충돌하는 순간이 포착됐다.

세계에서 가장 큰 전파 망원경인 ALMA(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가 지금으로부터 약 90억 년 전인 초기 우주에서 두 개의 나선은하가 충돌하는 순간을 관측했다고 IT매체 씨넷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이날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게재됐다.

두 은하가 충돌하고 합쳐지는 모습을 담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이 과정에서 다량의 가스가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Jeremy Fensch, et al)

ALMA팀은 ALMA 망원경을 통해 일반 은하보다 1000배 가랑 빠르게 별을 만들어 내는 ‘폭발적 항성생성 은하(starburst galaxy)’인 ID2299를 발견했고, 이 은하가 충돌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해당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천체 물리학자 에마누엘레 다디(Emanuele Daddi)는 밝혔다.

ALMA가 포착한 폭발적 항성생성 은하 ID2299는 뜨거운 가스와 먼지가 축적돼 평균보다 약 5배 빠른 속도로 새로운 별을 만드는 항성 형성 기간을 겪고 있었다. ID2299 은하는 많은 별을 만들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가스를 분출하는 특이한 현상을 보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타이타닉 방출"이라고 부른다.

연구진은 이 거대한 분출 과정이 두 개의 나선 은하가 서로 회전하면서 중력이 변하기 때문에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서로 합쳐지는 두 은하 사이의 상호 작용은 가스를 빠르게 배출하는 데 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대 우주에서 두 은하가 충돌하고 생긴 ID2299의 모습 (사진= ESO/M. Kornmesser)

영국 더럼대학 천체 물리학자이자 해당 논문의 제 1저자 안나그라치아 푸글리시(Annagrazia Puglisi)는 "두 은하 사이의 중력 상호작용이 가스의 일부를 은하 주변으로 쫓아내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별을 폭발적으로 만들던 은하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속도가 느려지면서 성숙한 성장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이후 은하가 별을 만드는 것을 멈추면, 은하들은 생애의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은하의 항성 형성 과정이 어떻게 멈추는 지에 대해서는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천체 물리학자들은 블랙홀이나 강렬한 별 형성으로 생긴 은하풍(galactic winds)이 은하에서 가스를 밀어 내면서 별 형성을 억제할 수 있다고 추측해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거대한 은하 충돌에서 생긴 거대한 가스가 항성 형성 작용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타이타닉 방출’이라고 불리는 가스 분출 현상이 두 은하의 충돌로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구원들은 또한 이런 사건이 초기 우주에서 흔하게 발생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리옹 천문연구센터의 천체 물리학자이자 논문의 공동저자 제레미 펜쉬(Jeremy Fensch)는 "이 현상은 실제로 은하의 진화를 파악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이번 관측이 은하가 어떻게 성장하고 진화하는지, 또 은하가 성장을 멈추게 되는 까닭을 무엇인지에 대한 비밀을 벗겨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