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 종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발의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법) 제정안이 자동차나 자전거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인들을 법의 사각지대에 내몰 수 있어 논란이다. 화물차와 오토바이만 택배·배달 운송 수단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법안에 담기면서 '제2의 타다금지법'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생활물류법 제정안이 오는 8일에 있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물류법은 택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처우를 대우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러나 IT업계에서는 다소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해당 법에서는 화물차와 오토바이만 택배·배달 운송 수단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자유로운 방식으로 택배나 배달을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들은 아쉬움을 표한다. 일반인 배송을 합법이나 불법이라고 하기에 애매한 상황이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쿠팡은 쿠팡플렉스와 쿠팡이츠로 일반인도 배달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배민은 배민커넥트로 늘어나는 배달 수요를 처리하고 있고, 부릉프렌즈나 우리동네딜리버리 등도 일반인 배송 연결 시장에 새롭게 진입했다.
이들은 모두 배달 경험이 없어도 자동차나 자전거, 전동 킥보드 등으로 원하는 시간에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일할 수 있게 했다. 이커머스와 배달 서비스 시장이 성장하면서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런 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다. 해외에서는 아마존플렉스나 우버이츠, 그럽허브 등이 활성화돼 있다.
규제개혁 시민연대 '규제개혁 당당하게'는 "화물차와 오토바이만 택배업으로 제한해 물류 신산업의 싹을 자르는 생활물류법 제정안에 반대한다"며 "이로써 승용차·자전거·전동 킥보드 등 다른 운송수단을 이용하는 사업체는 합법도 불법도 아닌 법의 경계선에 놓이게 됐을 뿐 아니라 앞으로 유망 신산업이 될 것이라 예측되는 드론 택배 산업의 법적 근거 역시 없어지게 됐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기존 산업의 이익단체인 화물업계의 입김으로 인해 실제 승용차·자전거 등을 활용해 택배산업을 하고 있는 쿠팡 이츠, 배민 커넥트 등은 졸지에 법적 근거 없는 사업체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이제 이 법률안은 포지티브 규제로 작용해 해당 운송수단을 이용한 물류서비스는 불법이라며 금지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닫힌 규제는 제2의 타타금지법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회에서는 민생법안에 포함된 해당 법안을 오는 8일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여야 모두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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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당장 일반인 배송을 못하는 것은 아니고, 법적으로 애매해 지는 것이라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개정안을 통해서든 규제 당국이 좀 더 명확하게 정의를 해 소상공인 등 업계에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양한 배송 방법이 있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다"며 "추후 법이 개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