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중대재해법 의결 참담·좌절…추가 입법 중단해야"

경총 "요청사항 대부분 반영 안 돼…최소한의 보완은 반드시 필요"

디지털경제입력 :2021/01/07 14:12    수정: 2021/01/07 14:13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데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그간의 재계 요청사항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경총은 7일 중대재해법의 국회 법사위 소위 의결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정치적 고려만을 우선시하면서 그간 경영계가 요청한 핵심사항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은 채 의결한 데 대해 경영계는 유감스럽고 참담함과 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동 법안은 여전히 징역형의 하한(1년 이상)이 설정되고 있고, 법인에 대한 벌칙수준도 매우 과도하다"며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한 경우 처벌에 대한 면책규정도 없는 등 전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최고의 처벌규정을 담고 있고, 헌법과 형법상의 과잉금지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에도 위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영책임자와 원청에게 현실적으로 지킬 수 없는 과도한 의무를 부과하고, 사고 발생 시 기계적으로 중한 형벌을 부여하는 법률제정에 대해 기업들은 공포감과 두려움을 떨칠 수가 없다"며 "지금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할 때가 아니라 예방활동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산업안전예방특별법을 제정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고 전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사진=뉴시스)

그러면서 경총은 앞으로 남은 법사위 전체회의, 본회의 상정 등의 추가적인 입법절차를 중단하고, 재계 입장도 함께 반영된 합헌적·합리적인 법안을 마련해줄 것을 거듭 요청했다.

경총이 요청한 사항은 ▲중대산업재해 정의를 '다수의 사망자가 반복해서 발생한 경우'로 수정 ▲경영책임자에 대한 하한설정의 징역형(1년 이상) 규정 삭제(상한만 규정) ▲경영책임자가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한 경우 또는 의무위반의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 면책규정 마련 ▲법인에 대한 벌금수준 하향 및 징벌적 손해배상책임 3배 이내로 제한 ▲중소기업에 대한 법시행 유예 시 원청의 책임규정 적용제외 필요 등 5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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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은 "동 법안이 현행 최고 수준인 산안법에 더하여 기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특별제정법임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심도 있는 논의 없이 단기간에 입법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불합리한 것"이라며 "최소한 해당 5가지 사항은 반드시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쟁점사안 중 하나였던 법 시행 유예기간과 관련해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총 3년의 유예기간을 갖게 됐다. 중대재해법 시행은 법안 공포 후 1년 후부터로, 50인 미만 사업장만 2년의 유예기간을 더 갖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