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시행될 경우 산업재해 감소라는 정책효과는 불분명하면서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 각종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6일 '중대재해법이 초래할 수 있는 5가지 문제점' 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에 있는 중대재해법 정부안이 시행될 경우 의도하지 않은 정책 부작용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5가지 대표 사례를 꼽았는데 ▲중대재해는 하청에서 발생했는데, 원청만 처벌 ▲국내 중소기업 수주 큰 폭 감소 우려 ▲중대재해 발생시 전문성 있는 근로감독관 대신 경찰이 수사 ▲AI도 준법대상을 알기 어려울 만큼 준수의무가 광범위하고 모호 ▲기업의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다른 나라 국부 창출에 기여 등이다.
전경련 추광호 상무는 “우리나라는 중대재해법이 제정되지 않더라도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상 처벌강도가 이미 세계적으로 강력한 수준이며, 또 영국 등 해외사례를 볼 때 처벌 강화의 산업재해 감소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며 “정책 입안시 기업에게 강한 처벌을 부과하는 것보다는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대재해법 정부안은 사업주 또는 법인이 제3자에게 용역이나 도급, 위탁한 경우에도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제3자와 공동으로 부담하고, 하청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원청도 처벌하도록 규정한다"며 형평성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동시에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공포 후 2년간, 50인 미만 사업장은 공포 후 4년간 법 적용을 유예하는데, 유예 기간 중 중대재해 발생의 직접 당사자인 하청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는 이유로 면책이 되는 반면, 간접 당사자인 원청만 처벌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대재해법 도입 시 원청은 하청의 안전관리에 대한 비용 부담으로 사업확장을 주저하거나 도급을 축소해 결과적으로 하청의 수주가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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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에 따르면 2019년 현재 국내 중소기업 중 수급을 받는 기업의 비중은 42.1%에 달하며, 수급기업의 매출액의 대부분(83.3%)은 위탁 기업에 납품하는 것으로 돼 수급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안은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이 지켜야 할 안전 및 보건조치 의무를 포괄적이고 모호하게 제시해 실제로 법을 준수해야 하는 현장에 혼란만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