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다음 달 대한상공회의소 차기 회장으로 추대될 것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4대 그룹 총수 중 대한상의 회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서울상공회의소는 다음 달 초 회장단 회의를 통해 박용만 대한상의 후임으로 최 회장을 단독 추대할 예정이다. 서울상의 회장은 회장단(24명) 중 선출되며, 관례에 따라 대한상의 회장을 겸임하게 된다.
박용만 회장은 논의 끝에 최 회장을 차기 대한상의 회장의 적임자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으로 추대되면, 다음 달 말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회장단이 합의 추대하는 방식으로 최종 결정되고, 대한상의 회장 자리에 오른다.
최 회장은 현재 회장단에 속해 있지 않아, 다음 달 총회에서 SK㈜ 장동현 사장이 빠진 자리에 교체될 전망이다. 현 서울상의 회장단은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이인용 사장, 현대자동차 공영운 사장, ㈜LG 권영수 부회장, SK㈜ 장동현 사장,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대한항공 조원태 회장 등이 있다.
그간 재계에서는 이들 목소리를 대변하는 차기 단체장 후보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왔다. 4대 그룹이 이들의 '입' 역할을 하던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하고 사실상 공식적인 소통 창구가 사라지면서, 최 회장이 재계 맏형으로서 대한상의에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재계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기에 더해 지난해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과 '노조 3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업 경영에 부담이 커진 데 대한 우려의 입장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한상의가 단체 특성상 전국 상공인을 대변하는 만큼, 대기업 총수가 회장 자리를 맡는다면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21세기 인문가치포럼에 참석해 "기업도 이제는 사회의 일원으로 다양성과 공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며 "저 역시 기업인으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기업에 주어진 새로운 책임과 역할을 적극 실천해 나가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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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차기 대한상의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최 회장은 상생, 사회적 가치 등 사회공헌 가치를 중요시하는 등 대한상의 회장 자리에서 재계 중요한 경제수장으로서 역할을 하는 충분한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회장 선출은 다음 달 회장단 회의와 의원총회를 거쳐 이뤄질 것"이라며 "차기 회장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대한상의 회장 추대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