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코리아가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가 시행 중인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제도의 새로운 사업자가 됐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지난달 28일 게임위로부터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됐다.
이로써 국내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구글, 애플, 삼성전자,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 카카오게임즈, 원스토어, 오큘러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에픽게임즈코리아까지 9개가 됐다.
이 중에서 게임위가 등급분류를 간소화하기 위해 구축한 자체등급분류 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에픽게임즈코리아가 처음이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는 자체 등급분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게임위의 시스템을 활용하면 별도의 등급분류시스템을 구축할 필요 없이 등급분류를 진행할 수 있다.
에픽게임즈코리아는 오는 2023년 12월 27일까지 에픽게임즈스토어에 출시하는 게임을 대상으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제외한 게임의 등급을 직접 설정하게 된다.
자체등급분류제도는 게임위가 자체등급분류 업무운영을 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정하고 해당 사업자가 청소년이용불가 게임과 아케이드 게임을 제외한 게임에 한해 등급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2017년 1월 1일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고 중이다.
에픽게임즈코리아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다시금 밸브의 게임 ESD 플랫폼 스팀에 게임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에픽게임즈코아는 물론 구글과 애플은 물론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와 오큘러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에 게임을 유통하고 있는 해외 기업이 국내 등급분류 제도에 협조하고 있지만 유독 밸브는 이를 준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팀은 지난 2014년에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이 스팀에서 유통 중인 게임도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게임 유통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당시 큰 논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당시에는 스팀에서 유통되는 게임 대부분이 외국에서 개발됐으며 해외 기업인 밸브에 국내법을 적용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는 지적이 이어진 이유다.
하지만 게임위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제도를 시행한 지난 2017년 이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외산 게임을 주로 유통하고 있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해외 기업들도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자격을 획득한 이유다. 상황이 바뀌면서 "국내 기관이 해외 게임사를 심의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는 옹호 여론도 사라졌다.
스팀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에픽게임즈의 행보 역시 이런 여론에 불을 붙였다. 에픽게임즈는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승인을 받기 위해 약 2년간 게임위와 지속적인 접촉을 이어왔을 정도로 국내 제도를 따르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신청 당시 에픽게임즈 코리아 관계자는 “에픽게임즈 스토어 관련 인력을 충원 중이다. 비용 지출이 늘어나더라도 국내법을 철저하게 준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밸브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신청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게임위 역시 각 기업의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제도는 강제성을 띄지 않는 제도다. 밸브가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강제하거나 불이익을 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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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는 게임위의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제도에 호응하는 해외 게임사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이에 동참하지 않는 기업에 대해서는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관계자는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에 탑재될 게임의 등급 분류를 신청했다"라며 "국내 PC게임 시장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스팀을 서비스 중인 밸브보다 자동차 제조사가 게임위 방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점은 아이러니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