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코로나19 지원금 상향 조정 법안이 상원에서 발목이 잡혔다. 이번에도 플랫폼 사업자의 면책 조건을 보장하는 ‘통신품위법 230조’가 문제가 됐다.
미국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가 코로나 지원금 증액 요구안을 통신품위법 230조와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CNN을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당은 전날 코로나19 지원금을 1인당 600달러에서 2천 달러로 상향 조정하는 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킨 뒤 이날 상원 표결에 부치려고 했다. 하지만 의석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의 저지로 결국 실패했다.
공화당을 이끌고 있는 맥코넬 의원은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연결한 세 가지 쟁점을 분리하지 않을 계획이다”고 분명히 했다.
반면 상원 소수당 지도자인 척 슈머 민주당 의원은 “미국인들이 2천 달러를 받는 유일한 방법은 하원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맥코넬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선거 부정 관련 연구 및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가 보장되지 않는 한 표결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면서 관련 관행을 조사하는 초당적 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 페이스북, 트위터를 비롯한 플랫폼 사업자의 면책 특권을 보장한 통신품위법 230조도 폐지할 것을 요구해 왔다. 트럼프는 두 가지 조건이 선행되지 않는 한 코로나 지원금 상향 법안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맥코넬 의원은 코로나 지원금을 승인하는 대신 세 가지 법안을 연계한 새로운 법안을 제출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통신품위법 230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꾸준히 문제 제기해 온 법이다. 1996년 제정된 이 법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제3자가 올린 콘텐츠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를 발행자가 아니라 단순 중개자로 간주함으로써 법적인 책임을 상당 부분 면제해 주는 근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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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소셜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 조항을 악용해 보수 의견을 억누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품위법 230조에 대해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은 이 조항 때문에 소셜 플랫폼 사업자들이 허위 정보 같은 것들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