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7억4천만 달러 규모 국방수권법(NDAA)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 플랫폼들의 면책 특권을 부여한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때문이다. 연방 주요 예산이 포함된 국방수권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셧다운 사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
CNBC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국방수권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방수권법은 미국의 연간 군사비 지출 예산을 담고 있는 중요한 법이다. 군기지 건설을 비롯해 항공기, 전함, 핵무기를 비롯한 핵심 군사시설 유지 비용도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돈세탁 방지 ▲사이버보안 ▲국경장벽 유지 비용도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부터 계속 국방수권법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그는 “통신품위법 230조를 폐지하는 쪽으로 수정하지 않을 경우 국방수권법을 거부할 수도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는 이날 거부권 행사를 공식화하면서 “우리 국가안보에 매우 큰 위험을 불러 일으키는 통신품위법 230조를 폐지하지 않음에 따라 정보 기관들이 각 단계에서 하는 모든 행동들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플랫폼 면책 보장한 통신품위법 230조 놓고 열띤 공방
통신품위법 230조는 페이스북 등이 자사 플랫폼에 올라온 글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1996년 제정된 이 법은 인터넷 기업들이 소송당할 걱정 없이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통신품위법 230조는 민주, 공화 양당 모두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공화당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보수 의견을 억누르고 있다고 비판한다. 반면 민주당은 허위정보가 무차별 유포되고 있는 상황에서 플랫폼 사업자들이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트위터와 사사건건 대립했던 트럼프는 통신품위법 230조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임기 막판에 민주, 공화 양당이 의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킨 통신품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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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합에 따라 의회에서는 다시 표결을 해야 한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한 법은 3분의2 이상 지지를 받아야 통과된다.
하원은 오는 28일, 상원은 29일 재표결을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