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콘텐츠가 쏟아진다

[4차산업혁명 2021 전망] ⑧실감형 콘텐츠

디지털경제입력 :2021/01/14 12:53    수정: 2021/01/15 07:15

코로나19는 날벼락처럼 찾아왔다. 그리고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그중 하나가 '4차산업혁명의 대중화'다. 4차산업혁명은 그동안 일부의 선언적인 구호로만 느껴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그 인식은 크게 바뀌었다. 4차산업혁명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지디넷코리아는 신축년(辛丑年) 새 해를 맞아 10개 키워드로 4차산업혁명의 진화 방향을 전망해본다.[편집자주]


⑧실감형 콘텐츠: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콘텐츠가 쏟아진다

지난 2016년 오큘러스가 VR기기 오큘러스 리프트를 처음 출시했을 당시 콘텐츠 산업에 실감형 콘텐츠 보급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이런 전망이 나온지 몇년의 시간을 거쳐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던 실감형 콘텐츠 산업은 2021년 도약을 노리고 있다.

정부도 VR과 AR을 포괄하는 가상융합기술(XR)을 제조, 의료, 건설, 교육, 유통, 국방 등 6대 산업으로 확산하기 위해 약 45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혀 실감형 콘텐츠 산업 육성에 힘을 더한다.

글로벌 실감형 콘텐츠 시장 규모, 2023년까지 411조원 성장 전망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거쳐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콘텐츠 안에 자리하거나 반대로 콘텐츠가 현실의 일부로 자리하는 식으로 마주해 기존 콘텐츠보다 매우 높은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이 실감형 콘텐츠의 특징이다

이런 특징 덕에 실감형 콘텐츠는 산업은 물론 이용자 개인에게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콘텐츠로 주목 받고 있으며 시장 성장 역시 긍정적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9년 글로벌 실감형콘텐츠 시장 규모가 2017년 약 33조 원에서 오는 2023년에는 41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콘텐츠의 중요함이 부각되며 VR과 AR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실감형 콘텐츠 산업의 향후 전망을 밝게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AR과 VR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 실감형 콘텐츠 개발 기업 스페이셜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실감형 콘텐츠를 활용한 솔루션 사용량이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실감형 콘텐츠 산업은 꾸준한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EU, 중국 등 주요 국가는 VR과 AR 등 실감형 콘텐츠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의 VR, AR 기기 개발과 보급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에서도 실감형 콘텐츠 시장. 특히 VR 게임은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다.

국내 전체 게임 이용자 중 VR 게임 이용률은 7.7%에 달한다. 높은 수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시장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수치다.

특히 구매력이 높은 30대와 40대 이용자가 전체 VR 게임 이용자 중 5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도 VR 게임 시장의 특징이다. 또한 전체 VR 게임 이용자 중 80.9%가 VR 관련 기기를 구매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VR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지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띈다는 점도 인상적인 점이다.

5G 기반 통신 인프라는 강점...하드웨어 연구 개발은 미흡

한국은 실감형 콘텐츠 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좋은 토대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콘텐츠와 플랫폼, 네트워크와 하드웨어 등 실감형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대부분 갖추고 있다는 것이 국내 실감형 콘텐츠 산업 인프라의 특징이다.

특히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 받아야 하는 실감형 콘텐츠의 특성을 감안하면 방대한 데이터를 지연 없이 처리할 수 있는 5G 네트워크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이런 점에서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를 상용화 한 통신 인프라 확대는 실감형 콘텐츠 대중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실감형 콘텐츠를 위한 한국의 하드웨어 연구 및 개발은 실감형 콘텐츠 산업에 집중하고 있는 주요 국가에 비해 다소 뒤쳐졌다. 삼성전자가 과거 VR 기기 기어VR과 오디세이플러스를 출시한 바 있지만 후속기기 출시는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지난 9월 30일에는 VR 플랫폼인 삼성XR의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5G 네트워크 인프라는 실감형 콘텐츠 대중화의 주요 키워드다.

페이스북이 지연시간을 줄이고 발열과 무게를 줄인 독립형 VR 기기 오큘러스퀘스트2를 출시하며 VR 기기 보급에 긍정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과 비교하면 국내 VR 기기 자생력은 더욱 아쉬운 모습이다.

AR 기기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MS는 AR 기기인 홀로렌즈2를 제조와 국방 등 B2B 시장 공략에 활용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용 편의성과 성능 부족을 이유로 이렇다 할 AR 기기 완제품이 출시되지 않았다. 지난 4월 한국광기술원이 안경방식 암수술 AR 시스템을 개발한 것 정도를 제외하면 기업의 AR 기기 개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 VR 콘텐츠 개발사 관계자는 "한국 실감형 콘텐츠 시장은 인프라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하드웨어 개발과 보급이 그 수준을 받혀주지 못 하고 있다. 특히 실감형 콘텐츠 시장은 하드웨어와 플랫폼이 직접 연계되는 특성이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콘텐츠를 개발해도 해외 플랫폼 연계를 우선시해야 하는 아쉬움도 있다"라고 말했다.

실감형 콘텐츠 산업 육성에 팔 걷고 나선 정부

정부는 실감형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여러 지원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실감콘텐츠 신시장 창출 프로젝트 지원에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고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가상-증강현실 선제적 규제혁신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에 앞선 2019년에는 실감형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지난 2019년 실감콘텐츠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고 오는 2023년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1조 3천억 원을 투입해 연매출 50억 원 이상의 실감형 콘텐츠 전문기업 100곳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2021년은 이런 실감형 콘텐츠 육성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시행되는 원년이다.

지난해 12월 10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진행된 제119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정부는 2021년에 VR과 AR을 포괄하는 가상융합기술(XR)을 경제적으로 파급효과가 큰 제조, 의료, 건설, 교육, 유통, 국방 등 6대 산업으로 확산하기 위해 약 45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2025년까지 글로벌 5대 XR 선도국에 든다는 목표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최대 30조 원의 경제효과를 내고 세계 5개 XR 선도국으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국내 산업 발전의 주요 원동력으로 실감형 콘텐츠를 지목한 셈이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21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제18차 회의에서 콘텐츠산업의 일자리 창출 및 안정망 강화 방안을 의결했다. 해당 방안에는 비대면 콘텐츠와 실감형 콘텐츠 등 차세대 콘텐츠 산업을 육성한다는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고품질 실감형·지능형 콘텐츠 제작 지원을 위해 2021년까지 총 256억원을 투입해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실감형 콘텐츠 및 인공지능 분야 인재 양성에도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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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 산업 활성화를 위한 법 제도 신설과 관련 규제 개선도 이어진다. 정부는 가상융합경제 발전 기본법을 마련하고, 내년까지 산업별 XR 활용을 방해하는 ’10대 규제’를 개선할 계획이다. 학교와 산업현장 등에는 ‘XR 활용 가이드라인’을 보급한다.

현재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기적 불명확한 규제가 산재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실감형 콘텐츠 업계는 정부의 제도 개선을 반기고 나섰다. 산업안전보건법의 산업 안전관리 규정이 사람에 의한 직접검사만 허용하고 있어 VR과 AR을 활용한 원격 점검 도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대표적인 불명확한 규제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