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추진하는 KDB생명 매각 작업이 곧 일단락될 전망이다. 이로써 이동걸 회장이 앞서 공언한대로 KDB생명은 올해 안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산업은행이 지난 2010년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지 10년 만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르면 오는 30일 JC파트너스와 KDB생명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산업은행은 지난 6월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KDB생명 매각 방안을 논의해왔다. 자금 조달 난항으로 한 때 거래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으나, 결국 JC파트너스가 우리은행을 비롯한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자 양측의 협상이 마무리됐다는 전언이다.
매각 가격은 5천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가 KDB생명 구주(92.73%)를 2천억원에 사들인 뒤 3천500억원대 펀드를 꾸려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조건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특히 산업은행은 증자를 위한 펀드에 구주 매각 대금 중 일부인 1천억원을 출자해 KDB생명 인수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매각대금 납입과 금융위원회 승인 등 절차가 끝나면 KDB생명은 JC파트너스와 함께 새롭게 출발하게 된다.
산업은행으로서는 네 번의 도전 끝에 KDB생명 매각에 성공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산업은행은 2010년 금호그룹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칸서스자산운용과 공동으로 6천500억원의 PEF를 결성해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사들였다. 이어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등 3회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낮은 입찰가격이 원인이었다.
이에 이동걸 회장은 2017년 취임 이후 KDB생명 체질 개선에 주력한 뒤 2019년말 다시 한 번 회사를 시장에 내놓기에 이르렀다. 특히 원매자가 나타나면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방침을 제시하는 한편, KDB생명 경영진에게 매각이 이뤄지면 가격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은 올해 또 다른 매각 주체인 칸서스자산운용의 '비토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펀드 정관을 바꿈으로써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노력을 이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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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 JC파트너스는 KDB생명을 단계적으로 공동재보험사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보험업 인가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금융위의 움직임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공동재보험은 원보험사가 위험 보험료 외에 저축 보험료 등을 재보험사에 지불하고, 보험 위험 외에 금리 위험 등 다른 위험도 재보험사에 이전하는 보험을 의미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JC파트너스 등 이해관계자와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