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이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와 함께 새롭게 출발한다.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지 10년 만이다. 우여곡절 끝에 새 주인을 만난 KDB생명이 경쟁력을 회복해 다시 한 번 본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JC파트너스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공고를 낸 뒤 KDB생명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KDB칸서스밸류와 특수목적회사(SPC)가 보유한 보통주 8천800만주(지분율 92.73%)를 경영권과 함께 넘기는 조건이다. 그 결과 홀로 실사를 진행한 JC파트너스 측이 본입찰에도 단독으로 뛰어들면서 매각을 눈앞에 두게 됐다.
산업은행으로서는 숙원 사업인 KDB생명의 새 주인 찾기에 성공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산업은행은 2010년 3월 금호그룹을 지원하고자 6천500억원에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사들였고, 총 세 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낮은 입찰 가격이 원인이었다.
JC파트너스 역시 KDB생명에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신중한 태도를 고수했으나, 주요 금융사의 투자 참여를 이끌어 내면서 인수에 뜻을 굳힌 것으로 감지됐다.
특히 JC파트너스는 총 5천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꾸려 KDB생명의 구주(2천억원)를 사들이고 유상증자(3천500억원)도 추진할 예정인데, 여기엔 우리은행을 비롯한 국내외 금융사가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주 투자심의위원회에서 관련 펀드 출자 계획을 승인했다. 앞서 JC파트너스가 MG손해보험에 투자할 때 협력했던 것을 계기로 동참하게 됐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산업은행도 고통 분담 차원에서 700억~1천억원의 출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과제는 JC파트너스가 KDB생명에 어떤 변화를 주느냐다. 이 회사가 지난 몇 년간 산업은행 주도로 재무구조를 개선했다고는 하나, 영업력을 놓고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실제 KDB생명은 올 1분기 4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작년보다 4배 성장했으나 영업보다 투자 수익의 기여도가 큰 실정이다. 이 기간에 보험료수익은 6천7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억원 감소한 반면, 금융상품투자수익(570억원)과 외환거래이익(1천753억원)은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게다가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생명보험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질 수 있고,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상품의 역마진 부담도 짊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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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JC파트너스는 KDB생명을 단계적으로 공동재보험사로 전환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원회가 재보험업 인가 제도의 개편을 추진하는 데 적극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공동재보험은 원보험사가 위험 보험료 외에 저축 보험료 등을 재보험사에 지불하고, 보험 위험 외에 금리 위험 등 다른 위험도 재보험사에 이전하는 보험을 뜻한다. 해외에선 보험부채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KDB생명 매각과 관련해 마지막 검토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후보가 한 곳밖에 없는 만큼 서둘러 결론을 낼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