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20분만에 소변으로 전립선암 판단

KIST서 기술 개발...바이오센서에 인공지능 분석법 적용

과학입력 :2020/12/24 16:58    수정: 2020/12/24 17:12

전립선암은 남성 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다. 현재는 혈액검사를 통해 일차적인 전립선암 여부를 판별하고 있다. 하지만 진단 정확도가 30%에 불과해 많은 환자들이 혈액검사 후 침습적인 조직검사를 받아야 하고, 그에 따른 출혈과 고통 등의 부작용을 겪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생체재료연구센터 이관희 박사팀이 서울아산병원 정인갑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로 소변에서 전립선암을 단 20분 만에 100%에 가까운 정확도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초고감도 전기신호 기반 바이오센서에 스마트 인공지능 분석법을 도입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소변을 활용한 진단검사는 환자 편의성이 뛰어나고 침습적인 조직 검사가 필요하지 않아 부작용이나 환자의 고통 없이 암을 진단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소변에는 암 인자 농도가 낮아 소변 기반 바이오센서는 정밀진단보다 위험군을 분류하는 데 주로 활용됐다.

KIST 이관희 박사팀은 전기신호 기반의 초고감도 바이오센서를 활용해 소변에서 질병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그동안 암 진단과 관련, 단일한 암 인자로는 진단 정확도를 90% 이상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한 종류의 암 인자가 아닌 서로 다른 여러 종의 암 인자를 동시에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전립선암 진단을 위해 기존의 전립선 특이항원(PSA) 기반 검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소변에서 극미량의 네 가지 암 인자들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초고감도 반도체 센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센서를 통해 얻은 네 가지 암 인자와 전립선암 사이의 상관관계를 인공지능에 기계학습 시키고, 얻어진 검출 신호들의 복잡한 패턴에 따라 암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KIST 연구팀이 AI 분석법을 도입한 초고감도 스마트 바이오센서를 활용해 환자의 소변샘플로 전립선암을 진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호준, 이관희 KIST 박사.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초고감도 스마트 바이오센서 실물 사진.

이 인공지능 분석법을 활용해 전립선암을 진단한 결과, 76개의 소변 표본에서 전립선암 환자를 95.5%로 진단했다. 연구진은 향후 임상을 확대해 더욱 많은 환자 정보를 학습시켜 진단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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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와 공동 연구를 한 서울아산병원 정인갑 교수는 “수술이나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소변을 활용해 높은 정확도로 선별함으로써 불필요한 조직검사와 치료를 최소화, 의료비 및 의료진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KIST 이관희 박사는 “소변만으로 100%에 가깝게 전립선암을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바이오센서 개발은 소변을 활용한 다른 암 종의 정밀 진단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최기영) 지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범부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분야 권위지인 ‘ACS Nano’(IF: 14.588, JCR 분야 상위 5.255%) 최신 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