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칩 전환 행보를 선언한 애플에 이어 인텔의 고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PC와 클라우드 서버용 ARM 기반 자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익명의 관게자를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와 서버용 자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서버용 칩을 개발중이며 이 칩을 서피스용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 전 세계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 87% 넘는 윈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자체 프로세서 개발은 애플 M1 칩 생산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PC 제조사가 아닌 운영체제 제조사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20년 이상 긴밀히 협력했던 파트너인 인텔과 관계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PC 출하량 중 애플이 차지하는 비율은 6.5% 정도로 한정되어 있다. 맥OS의 시장 점유율도 10%를 조금 넘어서는 수준이며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소수파'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 윈도10은 시장조사업체 넷마켓셰어 기준 87%를 넘어선다. 인텔·AMD 등 기존 x86 기반 프로세서와 퀄컴 스냅드래곤 8cx 등 ARM 기반 프로세서용 모두에 윈도10을 공급하고 있다.
■ ARM용 윈도10에서 x64 앱 실행 가능해진다
여기에 ARM용 윈도10의 약점 중 하나로 꼽혔던 64비트 응용프로그램(x64) 실행 기능도 내년에 정식 제공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지난 10일부터 ARM용 윈도10 참가자 프로그램 대상으로 x64 에뮬레이션 기능 제공에 들어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0에 최적화된 칩을 개발해 PC 제조사에 윈도10 ARM 버전과 함께 공급한다면 저가·보급형 노트북이 모두 ARM 기반 노트북으로 대체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이는 인텔은 물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던 AMD에도 큰 타격이다.
■ MS "기술 기본 단위인 실리콘에 지속적 투자"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서피스보다 서버용 칩에 더 높은 우선 순위를 둔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마이크로소프트 내에서 칩을 연구하는 조직은 애저 사업부를 총괄하는 제이슨 젠더 수석부사장 아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016년부터 ARM용 윈도10 보급을 위해 손잡았던 파트너인 퀄컴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퀄컴 스냅드래곤을 일부 맞춤생산한 칩인 SQx 시리즈를 공급받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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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스냅드래곤 8cx가 인텔 하이브리드 프로세서 대비 전력 소모나 성능 면에서 일부 우세를 보이는 등 윈도10용 스냅드래곤 칩의 성능도 계속 향상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서피스용 칩을 자체 개발하는 것은 효용성이 떨어진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블룸버그에 "실리콘은 기술을 구성하는 기초 부품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양한 범위의 칩 제조사와 협업하는 한편 설계·제조 등 영역에서 독자적인 기능을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