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리플 고소..."13억 달러 규모 미등록 증권 발행"

컴퓨팅입력 :2020/12/23 11:05    수정: 2020/12/23 13:17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해 13억 달러(약 1조4천500억원)를 모집한 혐의로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업체 리플과 회사 경영진을 고소했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SEC는 22일(현지시간) 리플과 회사의 공동창업자 크리스티안 라센, 최고경영자(CEO) 브래들리 갈링하우스를 '투자자 보호법 위반죄'로 고소했다.

리플은 2012년 국경 간 빠른 지불결제 구현을 목표로, XRP 토큰을 만들어 배포했다. 발행된 XRP는 총 1천 억개로, 이중 550억 개는 리플이 보유하면서 분기마다 일부 판매해 수익을 거두고 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가 2018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발언한 모습.(사진=리플)

미국 SEC는 XRP를 증권으로 보고, 리플이 XRP를 판매·거래하기 전에 SEC에 등록하지 않은 것이 투자자 보호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봤다.

미국 SEC의 스테파니 아바키안 집행과 총괄은 "리플과 경영진이 미등록 상태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개의 XRP를 지속 제공·판매했다"며 "이런 행위는 잠재적 구매자들이 XRP 및 리플의 비즈니스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정보를 얻지 못하게 차단했다"고 주장했다.

리플 측은 XRP가 증권이 아닌 '통화'라고 주장하며, 이번 고소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갈링하우스 CEO는 입장자료를 통해 "SEC의 소송이 법과 사실에 비춰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며 "XRP는 통화이며 투자계약증권으로 등록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미국 법무부와 재무부 산하 FinCEN은 이미 2015년 XRP가 가상통화라고 결론내렸고 다른 G20 규제 당국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어떤 나라도 XRP를 증권으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번 소송의 결과는 XRP의 성격을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통화로 인정할지, 아니면 기타 암호화폐처럼 증권으로 볼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 SEC는 앞서 블록체인 스타트업 블록원이 개발한 EOS와 메신저 업체 킥(Kik)이 발행한 KIN 토큰에 대해 증권법을 위반해 자금을 모집했다며 소송을 내, 승소하기도 했다.  반면 SEC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해서는 증권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