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평균 임원보수 2억5800만원…1위는 메리츠증권

지난해 4.4배에서 4.7배로 격차 더 벌어져…10곳 중 7곳은 인건비 줄여

디지털경제입력 :2020/12/15 16:04    수정: 2020/12/15 16:05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이 올 3분기까지 임원 한 명에게 지급한 평균 보수는 2억5천800만원 수준으로 부장급 이하 직원 5천400만원보다 4.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임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기업은 메리츠증권으로 엔씨소프트, 삼성전자가 그 뒤를 이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는 ‘국내 주요 300大 기업의 최근 2년 간 3분기 인건비 및 평균 보수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15일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군은 15개 업종별 매출 상위 20곳씩 총 300개 상장사이고, 각 년도별 3분기(1~9월)까지 지급한 인건비 현황 기준이다. 

올 3분기까지 300대 기업에서 임원과 직원에게 지출한 인건비는 총 55조7천83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간 55조8천676억원보다 844억원 줄어든 금액이다. 임원과 직원으로 따로 구분하면, 직원 인건비는 53조7천450만 원에서 53조5천493만원으로 1천957억원 감소한 반면 임원 보수는 2조1천226억원에서 2조2천338만원으로 1천112억원 늘어 대조를 보였다.

올 3분기 기준으로 임직원에게 지급한 총 인건비 금액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전자다. 작년 3분기 임직원에게 6조7천871억원을 인건비로 지출했는데, 올 동기간 7조4천332억원으로 1년 새 6천461억원(9.5%)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은 1조3천180억원에서 1조3천639억원으로 459억원, 포스코는 1조2천606억원에서 1조2천982억원으로 376억원 수준으로 인건비가 증가했다.

인건비 규모 상위 10곳 중 7곳은 인건비 규모가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조6천200억원이던 임금 규모가 올 동기간에는 1조9천542억원으로 6천658억원(25.4%↓) 감소했다. 대한항공도 1조2천245억원에서 9천653억원으로 1년 새 2천591억원(21.2%↓) 줄었다. LG디스플레이 1천513억원(9.7%↓), 케이티 551억원(3.8%↓), 현대차 113억원(0.3%↓), LG전자 43억원(0.2%↓) 순으로 인건비가 낮아졌다.

인건비가 떨어진 것은 고용 인원 감소와 연관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300대 기업의 작년 3분기 직원 숫자는 98만4천409명이었는데 올해는 97만4천450명으로 불과 1년 만에 9천959명이나 회사를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기업의 꽃인 임원 자리도 100곳 넘게 사라졌다. 작년 3분기 당시 8천775명이던 임원은 올 동기간에는 8천627명으로 148명이나 되는 임원 책상이 없어진 셈이다.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는 1년 새 더 벌어졌다. 300대 기업의 올 3분기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5천496만원으로 작년 동기간보다 36만원(0.6%↑)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임원 한 명당 받은 평균 임금은 2억4천189만원에서 2억5천894만원으로 1천705만원(7%↑) 많아졌다. 임원과 직원 간 평균 보수는 작년 3분기 기준 4.43배 격차에서 올 동기간에는 4.71배로 더 벌어졌다. 

올 3분기 기준 임원 평균 보수 상위 10곳 중에서도 메리츠증권이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의 경우 올 3분기 보고서 기준 미등기 임원 수는 38명인데 이들에게 지급한 인건비 규모는 319억원이었다.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는 8억4천210만원으로 조사 대상 300곳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엔씨소프트(6억5천20만원), 삼성전자(5억6천990만원)도 올 3분기까지 평균 5억 원 이상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SK하이닉스(4억8천270만원), 포스코케미칼(4억7천790만원), LG생활건강(4억7천200만원), SK텔레콤(4억5천560만원), 포스코(4억5천100만원), GS건설(4억3천670만원), LG전자(4억3천60만원) 순으로 임원 평균 보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부장급 이하 일반 직원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곳 역시 ‘메리츠증권’이 차지했다. 이 회사의 직원 평균 보수는 1억1천970만원으로 1억원을 넘겼다. 9천만원 넘는 곳도 4곳이나 파악됐다. 삼성증권(9천490만원), NH투자증권(9천430만원), SK텔레콤(9천60만원), 미래에셋대우(8천930만원)가 이들 그룹에 속했다. 이어 코리안리(8천540만원), 유안타증권(8천340만원), 카카오(8천200만 원), 롯데정밀화학(7천940만원), 에스오일(7천890만원) 순으로 높았다.

업종별 임원과 직원 평균 보수도 편차가 컸다. 임원 보수가 높은 업종은 전자(4억5천838만원), 정보·통신(3억5천704만원), 금융(2억8천184만원), 무역·유통(2억6천865만원), 철강(2억3천634만원), 석유·화학(2억2천778만원) 등이 평균 2억원 이상 됐다. 

기계(1억1천829만원), 운수(1억2천461만원), 패션(1억3천403만원), 고무·플라스틱(1억3천464만원), 제약(1억3천911만원) 업종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 건설(1억8천365만원), 자동차(1억7천901만원), 시멘트·광물(1억7천303만원) 업종의 임원 1인당 평균 보수도 2억원을 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 평균 보수는 금융 업종이 6천707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자(6천226만원), 정보·통신(6천26만원) 업종이 올 3분기에만 6천만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그 다음으로 철강(5천978만원), 자동차(5천913만원), 석유·화학(5천827만원), 건설(5천588만원), 기계(5천261만원) 업종은 평균 5천만원 이상 6천만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무역·유통(3천699만원), 식품(3천775만원), 패션(3천933만원), 운수(4천268만원), 고무·플라스틱(4천488만원), 제약(4천729만원), 시멘트·광물(4천764만원) 업종 등은 5천만원 미만이었다.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진 곳은 전자 업종으로 7.36배나 차이 났다. 무역·유통도 7.26배로 임원과 직원 간 보수 격차가 큰 편에 속했다. 이어 정보·통신(5.93배), 식품(4.41배), 금융(4.2배) 업종 등은 4배 이상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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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기계 업종은 2.25배로 임원과 직원 간 임금 격차가 가장 적었다. 운수(2.92배), 제약(2.94배)업도 3배미만 수준으로 낮았다. 고무·플라스틱(3배), 자동차(3.03배), 건설(3.29배), 패션(3.41배), 시멘트·광물(3.63배), 석유·화학(3.91배), 철강(3.95배)로 3배 이상 4배 미만 수준을 유지했다.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통상적으로 기업은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고용 인원을 줄이고 인건비를 절감해 위기를 극복 하려는 경향이 짙다”며 “올해와 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전자를 필두로 한 IT와 증권 업종 등은 오히려 인건비를 늘렸지만 유통, 운수 업종 등은 고용 인원과 인건비를 줄여 위기를 극복하려는 흐름이 강해 업종 간 임원 및 직원에게 돌아가는 임금에 대한 빛과 그림자도 더욱 선명하게 갈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