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硏, 전자가속기 활용한 악취제거시스템 개발

신개념 설계로 기술한계 극복…상용화 본격 추진

디지털경제입력 :2020/12/15 09:12

원자력연구원이 저에너지 전자선을 이용해 산업악취를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에 나선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이용운영부 김병남 박사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악취관련 전문기업인 에코코어기술과 '저에너지 전자가속기 기반 악취제거 융합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연구소기업 설립을 추진한다고 15일 밝혔다.

저에너지 전자가속기 기반 악취제거 융합시스템은 전자가속기에서 가속된 전자가 악취 원인물질의 분자결합을 분해하는 기술을 이용한다. 악취를 포함하는 공기를 저에너지 전자가속기의 흡입구로 통과시켜 그 안에서 전자가 악취 유발 원인물질의 분자구조를 분해한 후 배출구로 공기를 내보낸다.

가속기 안에서 전자빔을 쪼인 악취물질은 화학결합이 절단되면서 분자구조가 깨지는데, 이렇게 되면 악취도 근원적으로 사라지게 된다. 연구원은 2016년부터 4년 동안 이 기술을 개발, 지난달 실증실험을 거쳐 악취제거 효율 99%의 성능을 확인했다.

원자력연구원 김병남박사가 직접 개발한 전자가속기 기반 악취제거 융합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저에너지 전자가속기를 이용한 악취제거 기술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축비용과 방사선 차폐의 용이성, 장비의 소형화 가능성 등 여러 장점에도 전자빔의 투과깊이가 낮아 조사면적에 한계가 있어 대용량 악취처리에 적용키 어려웠다.

이에 연구팀은 반응기 내부에 나선형 구조를 도입, 반응기를 통과하는 공기에 전자빔이 골고루 균일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설계함으로써 낮은 투과깊이 문제를 극복해 조사면적을 획기적으로 확대했다. 

연구팀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악취(1만~4만OU)를 저·고농도 구분 없이 처리용량 22CMM, 처리효율 99%를 달성했다. 반응기 크기를 조절하면 최대 300~400CMM까지 용량을 증대할 수 있어 대용량 악취제거도 가능하다. 연구원은 이 기술과 관련한 국내특허 5건과 PCT 1건을 출원, 국내특허 3건을 등록하고 PCT는 해외진입국 선정을 앞두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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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망도 밝다. 지난 2017년 발간된 퓨처마켓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9억2천300만 달러(약 1조81억원) 규모였던 악취처리 시장은 2027년 15억5천만 달러(약 1조6천929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우, 세계시장 평균 경쟁률을 상회하는 6% 내외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박원석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번 성과는 방사선을 이용한 국민 삶의 질 향상에 부합하는 대표사례"라며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병남 박사는 "저에너지 전자가속기의 단점인 처리용량 문제를 해결한 이 기술을 산업현장에 조속히 적용키 위해 상용모델 개발과 신기술 인증을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