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공지능과 디지털 대전환

전문가 칼럼입력 :2020/12/15 16:09

송용욱 연세대학(미래) 경영학부 교수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언택트(untact)를 넘어 온택트(ontact)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러한 사회 변화는 4차 산업혁명을 가속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디지털 전환(DT)에 성공한 기업과 성공하지 못한 기업 간에도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디지털과 플랫폼으로 무장한 기술기업, 특히 빅테크들은 코로나19가 몰고 온 환경 변화를 기회로 삼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매출과 조직을 늘리고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은 시장 축소와 매출 급감에 힘들어 하고 있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S&P500지수에 편입된 빅테크 5개사 주가는 올해 1~7월 37% 급등했지만 나머지 495개 종목은 약 6% 하락했다. 지수 내 상위 5개 종목의 집중도(시가총액 기준)도 7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20%로 집계됐다. 이러한 승자독식 현상은 디지털 디바이드, 즉 디지털 정보격차의 필연적 귀결로 사람과 사람 간 시작된 디지털 디바이드가 기업과 기업 간, 나아가 국가와 국가 간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경제 주체 간 심각한 불균형과 이에 따른 경제적 성과도 현격한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인공지능은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

4차 산업혁명의 요소기술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등이 있다. 이중 인공지능 기술은 다른 4차 산업혁명 요소기술의 기반 기술이 됨과 동시에 최근 인공지능 딥러닝 기법 등장과 발전에 힘입어 실제적이고 가치 있는 기술이 되고 있다.

인공지능은 텍스트·음성·이미지 처리, 챗봇, 패턴분석, 맞춤 추천 등의 기능을 바탕으로 민원 상담, 업무 편의 및 자동화, 맞춤형 서비스, 수요 예측 및 사고예방 서비스, 자율주행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러한 인공지능 서비스는 생활, 교육, 게임, 의료 및 헬스케어 등 우리 주변의 사회 전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인공지능은 기업과 예비창업자들에게는 새로운 무한한 사업 기회를 의미한다. 동시에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디지털 정보격차의 후순위에 있는 기업에게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확보하고 활용해야 할 대상이다.

인공지능을 필요한 도메인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지식(technology)과 해당 문제 분야 지식(도메인 지식, domain knowledge) 간 협업이 중요하다. 인공지능 응용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법 중 어떤 기법을 써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를 결정해야 하고, 충분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기계학습 기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선택한 기계학습 기법이 목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또한, 선택한 기계학습 기법이 사용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기계학습에 대한 기술적 지식과 목표 문제에 대한 분야 지식 두 가지가 긴밀히 융합, 적용되어야만 성공적인 인공지능 응용을 구현할 수 있다. 또, 두 지식의 사용은 단순한 복합적 사용이 아니라 아이디어 창출을 포함한 융합적 사용이어야 한다.

■ AI바우처 사업으로 제품 및 서비스 혁신

최근 정부는 비대면화, 디지털화에 대응하고 디지털 기반 경제혁신을 가속화하며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의 한 축으로 디지털 뉴딜 추진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대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일환으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를 통해 인공지능 바우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공지능 바우처 사업이란, 인공지능을 통해 산업과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수요기업과 문제해결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을 가진 공급기업을 매칭시켜 필요한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즉, 문제 분야 지식(도메인 지식)이 있는 수요기업과 기술적 지식이 있는 공급기업을 연결함으로써 문제 분야 지식과 기술적 지식 간의 융합을 꾀하는 사업으로 볼 수 있다.

인공지능 수요기업은 인공지능 바우처 사업으로 지원되는 인공지능 기술지원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 차별화 혹은 혁신을 이룰 수 있고,  인공지능 공급기업은 인공지능 솔루션의 수요처를 확보함으로써 기업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관련기사

또한, 인공지능 관련 예비창업자의 경우 인공지능 바우처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인공지능 솔루션 개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나아가 인공지능 관련 산업 발전으로 일자리가 활성화되고 글로벌 국가 경쟁력도 기대할 수 있다. 

인공지능 바우처 사업을 통해 기술적 지식과 도메인 분야 지식간 만남의 장이 형성되고, 여기서 다시 창조적 아이디어를 통한 두 지식의 융합이 상승적 효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한다.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우리나라와 우리 기업, 우리 국민이 디지털 디바이드에서 앞서 나감으로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했으면 한다. 

송용욱 연세대 교수 겸 지능정보시스템학회장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