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다가 경북 포항지진 촉발로 좌초된 지열발전 사업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
11일 산업부에 따르면 충북 옥천군 일대에서 시행하는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사업에 지열발전이 포함됐다.
군은 국비 12억원과 도(道)비 3억원 등 총 27억2천200만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열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지열발전은 히트펌프를 이용해 지하 깊은 곳으로부터 뜨거운 물을 끌어와 증기를 추출해 전기를 생산하는 일종의 재생에너지 발전이다. 외부 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무엇보다 지하에 발전설비가 있어 미관상의 문제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정부는 그동안 태양광, 풍력과 함께 지열발전을 주요 재생에너지원으로 보고 상용화 기술개발에 열중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7년 포항시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소였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상용화 사업은 영구 중단됐다.
조사 결과, 지하 깊은 곳으로부터 물을 끌어오는 과정에서 지반이 약한 활성단층을 건드리게 되면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하에 물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균열이 생긴 암반에 수압이 누적되면, 단층대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진과의 상관관계가 명확해지면서, 지열발전 상용화에 투입되던 연구·개발(R&D)비는 포항지역 재생사업에 전환 투입되고 있다. 포항 지열발전소 구축과 정부 지원을 통해 생태계 활성화를 기대했던 지열발전 업계도 일부 냉난방시스템 제조사를 제외하면 고사 위기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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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태양광·풍력 위주인 재생에너지 기조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이번 사업에 대해 한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핵심기술개발 지역 사업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소규모 지열발전의 가능성을 점쳐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진을 촉발하지 않는 지열발전 연구도 활발하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에 따르면 드릴로 암석을 파괴하는 방법의 대안으로 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시추(지각에 구멍을 뚫는 것)하는 연구가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마이크로파를 분사해 암석을 녹이면, 액화한 암석이 벽을 형성해 지층의 붕괴를 막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