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10시께 서울 용산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모델 X 전기차 충돌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차량 보닛 앞쪽 부근에 화재도 났다. 이 사고로 당시 차량 조수석에 있었던 60세 차주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고, 차량을 운전했던 59세 대리운전 기사와 화재를 진압하려던 43세 아파트 직원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중들은 사고 차주가 조수석에 있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다. 차량을 운전하던 대리운전 기사는 “갑자기 차량이 통제가 되지 않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주장대로라면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로 추정될 수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의 원인은 알 수 없다. 테슬라코리아도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언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사고 원인 조사 의뢰를 맡길 예정이다.
사고 당시 차량의 회생제동 단계에 대한 파악 필요
테슬라 모델 X 충돌 사고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한 시간은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래도 우선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사고 당시 차량의 회생제동 단계와 사고 이전까지의 주행모드를 파악하는 일이다.
사고차량인 모델 X 롱레인지는 국내 판매가격 1억1천599만원이다. 최고 주행 가능 속도는 시속 250km/h고, 시속 0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4.6초다. 이는 최근에 출시된 현대차 쏘나타 N라인의 런치 컨트롤 실행 기준(6.2초)보다 빠른 편이다. 차체가 큰 SUV지만, 강력한 토크를 발휘하는 듀얼 모터가 탑재됐기 때문에 우리가 예상하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모델 X는 국내 중형 세단보다 높은 가속성능을 발휘하지만, 이는 레이싱 트랙이나 고속도로 추월 가속 등에서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이나 일반 시내 도로에서는 엄청난 가속 성능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운전자가 특히 이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
모델 X를 포함한 주요 순수 전기차에는 회생제동 에너지를 설정할 수 있다. 회생제동 에너지를 강하게 설정하면 가속페달을 밟았다가 뗐을 때 사람에 따라 ‘울컥거림’을 심하게 느낄 수 있다. 마치 내가 브레이크를 밟았을 수도 있다는 착각이 들 수 있다.
만약 대리운전 기사가 테슬라 또는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 주행 경험이 있다면 스스로 안전하게 지하주차장을 진입하고 자신의 업무를 끝마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기차 주행 경험이 없었다면 울컥거림을 해결하기 위해 가속페달에 필요 이상의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의 치밀한 수사와 국과수의 정밀 분석이 함께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또 사고 당일 브레이크를 밟았던 흔적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과, 충돌 당시 화재 발화 지점이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났는지를 조사하는 것, 또 사고 당시 주행 모드 또는 오토파일럿 실행 여부 등을 파악하는 일도 필요하다.
브레이크 관련 결함도 연관이 있는지 봐야 한다. 최근에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전기차의 브레이크 결함 추정 전복사고가 났기 때문에, 경찰의 심층적인 조사가 요구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연말 회식이나 모임이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대리운전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전망이다. 운전자가 만일 피로하거나 주행할 수 없는 건강상태에 있을 경우, 대리운전 요청이 필요할 수 있다. 대리운전 업계는 운전하는 기사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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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의무를 지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다양한 차량 관리나 주행 특징에 대한 교육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특히 전기차에 대한 대리운전이 요청될 경우, 전기차에 대한 주행 경력이 높거나 이해도가 높은 인원을 배정하는등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도 필요하다.
지디넷코리아는 테슬라 모델 X 충돌 사고에 대한 원인이 파악하는대로 후속 보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