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환의 카테크] 현대차 新 주행보조 ‘HDP’ 어떻게 작동될까

시속 0에서 60km/h 범위 주행시 스티어링 휠 잡던 손 떼도 자동주행

카테크입력 :2020/12/10 16:31

현대자동차가 10일 온라인으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새로운 주행보조(ADAS) 도입 계획을 밝혔다.

장웅준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자율주행사업부 상무는 이날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황’ 주제 연사로 나서 “현대차의 개발 철학은 크게 보편적 안전, 선택적 편의라는 두 가지 축으로 이뤄져 있다”며 새롭게 도입할 ADAS 시스템을 소개했다.

눈에 띄는 새로운 ADAS 시스템은 바로 HDP다. 미국 SAE(자동차공학회) 기준 3단계 주행보조를 충족할 기술로 알려졌다. 2단계 수준인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기술을 좀 더 확대한 기술로 보면 된다. 

HDP는 ‘Highway Driving Pilot(하이웨이 드라이빙 파일럿)’의 약자다. 고속도로나 간선도로 등에 진입을 하게 되면 차량이 스스로 운전자 대신 자동 조향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운전자는 전방 주시를 잘하고 만일에 생길 돌발상황을 잘 대응하면 된다.

HDP 탑재 소식은 지난해부터 알려졌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사 IR(투자자) 자료를 통해 해당 기술 도입 시기를 2021년으로 잡았다.

하지만 HDP의 정식 도입 시기는 당초 예상보다 1년 늦은 2022년으로 결정됐다. 현대차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투자 금액을 당초 예상보다 다소 낮게 잡았고, 완전한 자율주행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시간 마련이 별도로 필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HDA(고속도로 주행보조)가 실행중임을 뜻하는 아반떼 하이브리드 10.25인치 클러스터. 현대차는 이보다 더 진보된 형태의 HDP(Highway Driving Pilot) 기술을 2022년 도입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HDP는 어떻게 작동이 될까?

현대차는 HDP가 시속 0에서 60km/h 범위 내에 작동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물론 구현 가능한 곳은 고속도로나 간선도로다. 일반 도로에서는 활용이 되지 못한다. 해당 기능이 고속도로 및 간선도로의 정체구간이나 혼잡구간에서 자주 쓰일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HDA는 시속 0에서 최대 평균 150km/h 범위 내에 사용이 가능하지만, 스티어링 휠을 잡던 손을 떼면 약 15초 이후에 계기반 클러스터에 '핸들을 잡으십시오'라는 경고를 울린다. 만약 운전자는 경고를 받아주지 못하면 HDA 시스템은 강제로 해제된다. 

현대차가 HDP를 시속 0에서 60km/h 범위 내에서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법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미 수많은 주행보조 관련 기술들을 확보했지만, 정부의 순차적인 자율주행차 육성 계획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에 HDP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정부의 정책 방안이 해를 갈 수록 완화된다면, 현대차는 HDP의 사용범위를 시속 0에서 130km/h 범위까지 늘릴 방침이다. 정부의 신속한 결정이 이뤄진다면 현대차의 예상보다 더 빠른 시기에 발전된 HDP가 신차에 탑재될 수 있다.

제네시스 GV80 헤드업디스플레이 화면, 자동차선변경 가능한 HDA2 실행화면 등이 담겨있다.GV70과 달리 차량의 모습을 표현한 점이 눈에 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는 HDP 정식 도입 전에 주차 편의성을 더 높인 차세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 2)를 내년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한다.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는 크게 고급형과 보급형으로 나뉜다. 고급형의 경우 운전자가 바깥에 나와도 알아서 직각 또는 평행 주차까지 할 수 있고, 보급형은 직진과 후진만 제공한다. 현대차는 이같은 기술 구현을 위해 초음파 센서를 활용했다. 하지만 초음파 센서만으로 자동 주차를 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내부 판단이 많았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영상 기반의 시스템을 차세대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에 넣을 방침이다. 주차 구획선을 인식할 뿐 아니라, 주행 가능한 주변 공간까지 탐색하는 것이 기본 목표다.

테슬라 주행보조 기술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무선 업데이트 ‘OTA’도 내년에 현대차에도 적용된다. 내년에 현대차는 아이오닉5 등 새로운 e-GMP 플랫폼이 구축된 전기차를 내놓는데, 아이오닉5에 주행보조 관련된 OTA 기술이 탑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대차의 비전은 바로 무인 발레파킹 기술이다.

현대차는 “운전자의 조작 없이 차량이 자동으로 발렛파킹을 하고 스스로 돌아오는 원격 발렛 기능도 2024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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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가장 진보된 현대기아차(제네시스 포함) 주행보조 기술은 8일 공개된 제네시스 GV70에 탑재된 2세대 HDA 기술이다. 기존 HDA에 없는 자동 차선변경이 지원되는 주행보조 기술이다. 

기존 GV80과 3세대 G80에는 스티어링 휠을 잡고 방향지시등을 절반만 내리면 자동 차선변경이 가능해 불편함이 컸지만, GV70은 방향지시등을 끝까지 내려도 자동 차선 변경이 가능해지도록 설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