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TC, LG-SK 배터리 소송 최종판결 또 연기

내년 2월 10일(현지시간)로 미뤄…양사 합의점 찾을까

디지털경제입력 :2020/12/10 08:57    수정: 2020/12/10 13:10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에너지솔루션(전 LG화학 전지사업본부)과 SK이노베이션 간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판결을 내년 2월 10일로 연기했다. 지난 10월 5일, 10월 26일, 그리고 이달 10일로 두 차례 연기한 데 이어 또다시 미룬 것이다.

ITC는 이날 위원회 투표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 최종 판결일을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ICT 최종판결이 세 차례나 연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지만, 이번에도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점, 그리고 양사 모두가 미국 내에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만큼 최종판결을 둘러싸고 ITC 내부에서 고심이 큰 것으로도 풀이된다.

ITC는 지난 2월 양사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렸다. 다만, ITC는 SK 측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여 현재 사안을 전면 재검토 중이다.

LG화학(왼쪽)과 SK이노베이션(오른쪽)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품. 사진=각 사

ITC의 최종결정은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이 유지되거나 추가 행정명령 없이 종결될 가능성, 그리고 추가 조사로 인한 판결 연기 가능성 등으로 전망된다.

내년 2월 최종 판결에서도 ITC가 LG화학의 손을 들어준다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모듈·팩 등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 효력이 발생할 수 있다. 이미 1조9천억여원을 투자했고, 또 2공장 증설에 추가로 1조여원이 투입될 SK 미국 조지아 배터리공장 가동에도 여파가 미칠 우려가 있다.

업계는 양사가 결국엔 합의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가 집중하는 전기차 시장은 '제2의 반도체'라 불릴 정도로 미래 먹거리인 동시에, 열매를 맺기까지 수 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양사는 현재도 합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관련기사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사장)는 지난 10월 21일 '인터배터리 2020'에서 LG화학과의 협상을 통해 소송전 장기화를 막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그는 "어떻게든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대화를 지속하려 열심히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LG화학도 "진정한 사과와 배상이 수반되면 합의의 문은 열려 있다"고 여러차례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