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80원대...원화 강세 언제까지?

세계적으로 달러 약세 전망 우세..."내년 2분기 이후 반등 예상"

금융입력 :2020/12/07 15:55    수정: 2020/12/07 16:28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일 1천100원대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이 3영업일 새 1082.1원으로 떨어지면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하룻새 15원이 하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지만 미국 정부 경기 부양책 기대감이 줄어들고 코로나19 백신 등의 영향을 받아 내년 2분기께는 달러화 가치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2.1원으로 보합 마감했다. 이는 2018년 6월 12일 1077.2원 종가 기록 이후 2년 6개월 만의 최저치다.

달러화는 원화뿐만 아니라 다른 통화와 대비 약세다. 달러화는 3월 이후 주요국 통화 대비 정점을 찍은 이후 12%나 떨어졌다. 2018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 같은 달러화 약세는 조 바이든 정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대응한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달러화 약세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UBS 마크 헤펠 글로벌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CNN에 "관세가 최근 몇 년 간 달러화 강세에 기여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는 과거 미·중 무역 분쟁과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 보면서 달러화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 문정희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과 신한은행 백석현 연구위원도 "대외적으로 보면 달러화 약세 전망이 우세하다"며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리스크 경감으로 작용하면서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가 달러화에 비해 더 크게 반응하는 점에 대해선 국내 수출 증가로 인한 국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꼽았다. 문정희 수석전문위원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분야의 수출이 잘되고 있어 국내 경기 회복감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면서 "신흥국 중에서도 성장성과 안정성이 뒷받침되는 통화로 원화가 인식되면서 역외서 들어오는 원화 매수 자금들이 많다"고 진단했다. 백석현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 펀더멘털인 반도체·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의 개선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최근 2년 원·달러 환율.(자료=한국은행)

실제 원화 매수 요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1월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6조1천억원여로 2013년 9월(8조3천억원) 이후 7년 2개월만의 최대치로 집계됐다.

물론 원화 가치가 10원이나 오르는 점에 대해 변동성은 크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문정희 수석전문위원은 "11~12월에 접어들면서 원화 매수가 커지면서 변동성이 더 커졌다"며 "이는 더 내려갈 수도 있고 혹은 오를 수도 있다는 점을 뜻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원화 가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산업계 영향에 대해서는 국내 산업구조 변화로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답변이 나왔다. 문 수석전문위원은 "(수출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에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과거에 비해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수출 가격에는 영향을 주지만 물량은 그렇지 않다. 물량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경제적인 체력을 길러줄 요인이 된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조선과 자동차 산업이 아닌 반도체가 (수출을) 견인하는 상황에서 환율이 산업 전반이 미치는 영향은 예전보다 적다"고 덧붙였다.

백 연구위원은 "산업구조가 고도화됐고 친환경, 디지털 사회 전환 등 산업환경 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기업들은 환율 하락에 불구, 수익 확대가 가능하다"면서 "산업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중소 수출 기업들은 어려움이 가중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달러화 가치 약세는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문 수석전문위원은 "달러화 약세 전망 기본이 미국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정책 기대감인데 이미 실현되고 나면 달러 약세에 대한 되돌림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문 수석전문위원은 "장기적으로 1077원이 중요한 지지선이었는데, 이보다 하방압력이 크면 1050원까지 원·달러 환율 하단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백석현 연구위원은 "경제·정책적 요인만 보면 달러화 약세가 장기화될 소지도 있으나, 미·중 관계 변수나 북한 변수 등 국제관계나 지정학적 리스크는 복병"이라며 "2011년부터 지속된 달러 강세기가 종결된 것이라면 2002~2010년의 달러 약세기처럼 장기화될 여지가 있다"고 예측했다.